[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지난해 12월 세계적 검색엔진 구글은 스탠포드, 하버드 등의 대학 도서관과, 뉴욕시 도서관 등을 디지털화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공표했다. 이 작업으로 찾기 어려운 책들을 마우스 클릭 한 번에 찾도록 하겠다는 것.
하지만 그보다 앞서 많은 대학들이 학생들의 정보 접근 방식을 반영해 `책없는` 디지털 도서관 만들기에 열을 올려왔다. C넷은 `포스트 구글`을 꿈구고 있는 미국 유수 대학들의 도서관을 최근 소개했다.
스탠포드 대학 도서관의 학술정보자원부장 마이클 켈러는 "물리적 `장서`라는 개념은 아주 오래전부터 바뀌어 왔다"며 "지금의 장서는 실질적인 동시에 가상적 개념을 함께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책없는 도서관`으로 1순위에 꼽히고 있는 곳은 공학 도서관. 공학분야에서는 자료의 보관보다는 이를 실제로 찾아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스탠포드 대학은 공학 도서관을 그룹 스터디방과, 공동 작업실, 산업저널·학술지·조사자료 등을 웹사이트처럼 열람할 수 있는 컴퓨터실 등으로 변화시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또 사서들도 지금과는 달리 학생들에게 자율 학습법, 정보 검색의 과학적 방법 등을 강의하게 될 예정이다.
스탠포드는 학술지 검색 사이트인 `하이와이어프레스`의 `토픽맵`이라는 프로젝트도 진행중이다. 이는 현재 키워드식 검색과는 달리 통계, 분류학적으로 결과를 평가할 수 있는 검색 기술이다.
메사추세츠 공학대학(MIT)은 지난 5년 동안 `D스페이스`라는 수퍼컴퓨터 센터를 운영해왔다. 이는 책, 기사, 논문을 비롯, 기술 보고서, 그래픽, 모의실험 등 디지털 형태로 된 자료를 모아 놓은 것. 현재는 이를 활용 출판사, 온라인 컨텐츠업체 등과 함께 디지털화된 간행물을 인터넷에서 받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MIT 도서관의 맥켄지 스미스 부관장은 "우리는 변화의 시대에 있다"며 "디지털식 정보 접근 방법을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학술 기록을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은 활발하다. 텍사스 오스틴 대학도 도서관내 컴퓨터실 확대를 위해 9만권의 장서를 중앙 도서관 외부로 옮겼다. 이 대학은 도서관에 `디지털 인포메이션 커먼스`시설을 마련, 학생들이 도서관 외부에서 장서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C넷은 구글이 이러한 막대한 양의 장서를 `디지털화`하는 대학들과 공조 또는 경쟁관계에 있다고 전했다. 구글은 당초 스탠포드 대학, 하버드 대학, 옥스포드 대학, 뉴욕 공립도서관과 함께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한편 전문가들은 도서관 디지털화가 지적재산권이라는 문제에 가로막힐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들은 저작권법이 국제적으로 통일되지 않았고, 거대한 `디지털화` 작업 가운데 저작권을 일일이 찾아 허가를 얻어내는 것도 만만찮은 탓에 사업 진행이 난항을 겪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