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은 지난 27일 임추위를 열고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했다. 다만, 이 후보는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 대상으로 내년 1월 말 취업심사 승인을 받은 후 2월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이 내정자는 1966년 부산 출신으로 부산대 사대부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재정경제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으며 기획재정부 차관보, 경남도청 경제혁신추진위원회 위원장,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을 지냈다. 특히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 경제정책의 중심 중 한 명으로 22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이용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동생이다.
금융권에선 차기 농협금융 회장으로 애초 김용범 전 기재부 1차관을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동향이자 PK(부산·경남) 인사인 이 내정자를 낙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과의 관계 개선은 물론 현 정부와 차기 정권 변화를 모두 염두에 둔 인사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내정자는 고향이 부산, 강호동 회장은 경남으로 동향인데다 이 후보가 지난 2020년에 경남도청 경제혁신추진위원장을 맡을 당시 강 회장도 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으로 재직 중이었다”며 “강 회장이 금감원과의 관계 개선과 이미지 쇄신을 강하게 원했던 만큼 금감원 출신인 이 후보를 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올해 초부터 농협금융에 대한 정기검사에 돌입, 지배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 횡령, 부당대출 등 농협금융 계열사에서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것도 불투명한 지배구조에서 비롯됐다는 게 금감원 지적이었다. 이 내정자 앞에 놓은 숙제도 만만치 않다. 농협은행에 편중된 이익 구조 개선, 경기 침체와 금리 하락 여파로 농협금융의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를 정상화해야 할 당면과제도 걱정거리다. 아울러 올해에만 10억원 이상의 금융사고가 6건 발생했고 그 규모도 총 430억원에 달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도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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