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1~5월까지 경상수지 누적 흑자액은 255억달러를 기록했다. 6월에는 5월보다 더 큰 폭의 흑자액이 예상됨에 따라 올해 한은이 전망했던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 600억달러를 상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5월 경상흑자, 한 달 만에 흑자 전환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이달 경상수지는 89억 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21년 9월(95억 1000만달러 흑자)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흑자다. 4월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대규모 결산 배당이 이뤄지면서 경상수지가 2억 9000만달러 적자를 보였으나 한 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상품수지는 87억 5000만달러 흑자로 1년 2개월 연속 흑자를 보이고 있다. 이 역시 2021년 9월(95억 4000만달러)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대 흑자를 달성한 것이다.
수출은 589억 5000만달러로 전년동월비 11.1% 증가해 두 달 연속 두 자릿 수 증가율을 보였다. 8개월 연속 증가세다. 통관 기준으로 보면 반도체가 53.0% 증가했다. 수입은 502억달러로 1.9% 감소했다. 한 달 만에 감소 전환이다. 석유제품이 25.7% 증가했으나 석탄, 화공품이 각각 35.1%, 15.9% 감소하는 등 원자재가 1.0% 수입이 줄었고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3.3%, 2.1%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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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5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254억 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50억 3000만달러 적자에서 큰 폭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은이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전망치를 279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더 큰 폭의 흑자가 예상된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5월 누적 경상수지가 예상보다 빠른 개선세를 보였다”며 “6월의 경우 상품수지와 본원소득 수지를 중심으로 상당폭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상반기 흑자액이 전망을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6월엔 무역수지가 8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해 3년 9개월 만에 최대 흑자폭을 보였다. 무역수지와 국제수지간 통계 기준이 다르긴 하지만 6월 상품수지는 무역수지 대규모 흑자에 힘입어 5월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 “올 들어 수입 5.7% 감소, 예상보다 저조”
올 들어 누적 기준으로 보면 수출이 예상대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수입은 예상보다 저조하다. 이에 따라 상품수지 흑자폭이 전망보다 커진 모습이다. 5월 누적으로 상품수지는 328억달러 흑자를 기록, 상반기 전망(360억달러)에 가까워졌다.
올 들어 수출은 9.7% 증가했으나 수입은 5.7% 감소했다. 송 부장은 “수출은 예상대로 증가세이나 상품 수입은 당초 전망보다 적었다”며 “에너지 가격이 예상보다 안정된 데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 등이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 들어 누적으로 보면 국제유가가 오르긴 했지만 가스 가격이 안정됐고 석탄은 가격이 낮은 수준으로 이뤄졌다”며 “통상 반도체 수출이 증가하면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 등도 같이 증가하기 마련이지만 상반기 설비투자가 이연되면서 수입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은 경제전망에 따르면 상반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1.2%, 하반기엔 5.7%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반기께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 등이 일어나며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 측면에선 자동차 수입이 감소했는데 이는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공급망 악화가 풀리면서 작년 자동차 수입이 급증한 바 있다. 수입 감소가 내수 부진을 의미하느냐는 지적에 송 부장은 “소비는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될 것이란 게 한은의 전반적인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폭이 전망치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올해 연간 전망치도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을 600억달러로 전망했으나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선 이를 상향 조정할 전망이다. 최근 정부도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500억달러에서 630억달러로 높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