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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실트론을 제외한 30일 종가 기준 최 회장의 SK그룹 주식 총 자산 규모는 약 2조 900억원 수준으로, 이 가운데 SK㈜가 99%를 차지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알려지지 않은 최 회장의 자산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소송에서 공개된 최 회장의 재산은 4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현 수준의 최 회장 지분율도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방어하기에 온전하지 못한 수준이다. 이에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비주력 계열사 및 개인 투자 자산 처분이나 주식담보대출을 받는 방안이 유력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이미 SK 주식에 대해 400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이 걸린 만큼 추가 대출을 통한 조달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1조38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하려면 SK실트론 등 비상장 주식과 알려지지 않은 투자 자산 처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세기의 이혼들이라 불리는 제프 베조스(Jeff Bezos)와 맥켄지 베조스(MacKenzie Bezos) 전 부부도 1600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분할 과정에서 제프 베조스의 경영권을 유지하는 이혼에 합의했다. 아마존 주식 16%를 보유했던 제프 베조스와 매켄지 베조스 전 부부는 원만한 이혼에 합의했고,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 주식 75%를 유지하되 의결권은 100%를 통제하기로 했다. 또 워싱턴 포스트와 블루 오리진에 대한 모든 지분을 유지했다. 알려진 것과 달리 5대 5의 분할은 아니었지만 매켄지 베조스는 38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아마존 주식 25%를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이혼한 멜린다 프렌치 게이츠는 빌 게이츠가 양도한 주식을 최소 63억달러 이상 갖고 떠났다. 구체적 재산분할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프렌치 게이츠는 2021년 12월 이후 양도 받은 주식 중 약 14억4000만 달러 상당의 주식을 처분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된 서류에서 멜린다는 자동차 소매업체 오토네이션 주식, 캐나다 국영 철도 주식, 코카콜라 FEMSA 주식을 매도하고 일부는 남겨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멜린다는 당시 기준 최소 63억달러 이상을 분할 받은 것으로 추산됐다. MS 창업주인 빌 게이츠는 현재 은퇴해 투자자 겸 자선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다만 재계 관계자는 “대법원 판단이 나오기까지 당장은 SK그룹 포트폴리오 개편 등이 더 관건인 만큼, 재산분할 방안을 찾기보다 소송 대응에 주력하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