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전문가들은 여객기를 격추한 미사일이 러시아제 이동식 중거리 방공시스템인 `부크`(Buk) 미사일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백악관 등 미국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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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 역시 군·정보기관 관리들의 말을 종합해 이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제 이동식 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말했다. 또 미국 국방부에서 근무하는 두 명의 관리는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또는 러시아 측이 이 여객기를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화물 수송기로 오인해 공격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조사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그동안 나온 증거들은 여객기가 동유럽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SA-11 개드플라이로 알려진 러시아 중거리 대공미사일의 공격을 받았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격추 당시 여객기는 평범한 이동식 방공 미사일이 닿을 수 없는 높이인 순항고도 10㎞에서 운항 중이었다. `부크`로 불리는 이 무기는 트럭에 얹어 이동하는 1970년대 구형 미사일로 최대 고도 25㎞에 있는 목표물까지 격추할 수 있어 민간항공기를 격추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미국 방송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는 지난 수개월간 친러시아 성향 분리주의자들에 의해 혼란을 겪어왔으며 다수의 군용기가 추락한 지역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 안톤 게라슈첸코는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 우크라이나는 전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여전히 여객기 추락 원인을 공식적으로 확정하지 않고 극도로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끔찍한 비극’이라고 말하면서 진실 규명 등에 모든 지원을 약속했지만, 누구에게 이번 사건의 책임이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여객기 추락 사건의 책임이 우크라이나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