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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 큰 문제는 더 빠른 LTE가 상용화됨으로써 와이브로의 입지가 쪼그라들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와이브로 개발을 주도한 인텔이 사실상 관련 사업을 중단하고 삼성전자와 퀄컴 역시 차세대 와이브로(802.16m) 개발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도 기술진화를 인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와이브로 주파수에 용도 중립성을 도입해 ‘TD-LTE’로 쓰게 하고 기지국과 중계기간 연동규격을 표준화해 삼성전자(005930) 외에 중소기업도 장비를 수출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얘기다.
◇무이자 노트북에 할인금까지 줬지만 가입자는 엉망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김석재 부장검사)에 따르면 대리점 업주 박 모씨 등은 “와이브로 결합상품에 가입만 하면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소액대출을 해주겠다”는 광고를 낸 뒤, 해당 서비스에 가입시켰다. 최고 100만원 정도의 급전을 내주는 대신 통신사가 제공한 노트북을 처분해 그 돈을 챙겼다. 이통사로부터 개통보조금을 수령하고 ‘지급한 것으로 꾸민’ 노트북 값도 정산받았다.
전체 적발 건수는 두 회사 통틀어 1만여건. 전체 와이브로 가입자 가운데 1% 정도가 가짜 가입자인 셈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당시 삼성전자와 LG전자 노트북을 36개월 무이자 할부로 제공하면서 와이브로에 24개월 가입하면 단말기 할인금 명목으로 1만2000~1만7000원 정도를 줬다”며 “와이브로 월 이용액은 2만7000원 정도였지만 이 가운데 단말기 할인금을 뺀 1만원~1만2000원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이 파격적인 단말기 할인금을 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와이브로는 기존 이동통신망과 호환되지 않아 휴대폰에 탑재되지 않아서다. 박 모 씨 등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과 이런 이통사 약점을 악용해 사기 행각을 벌였다.
◇인텔·삼성도 휘청..‘TD-LTE’로 가야
와이브로의 위기는 시간이 갈수록 심해질 전망이다. 지난 10월 불가리아에서 개최된 와이맥스 포럼 멤버회의에서 차세대 와이브로를 LTE로 일치시키는 아젠다가 채택돼 와이브로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이원철 숭실대 교수는 “인텔과 삼성이 이끄는 와이맥스 포럼은 회원사 숫자가 2005년 480개 사에서 2011년 186개사로 줄어 와이브로 칩셋이나 네트워크 개발이 지체되고 있다”면서 “와이브로 기술과 TD-LTE기술은 80~90% 비슷하고 TD-LTE로 바꾸면 기존 LTE(FD-LTE)와 네트워크 및 단말기를 함께 쓸 수 있으니 TD-LTE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와이브로 원천기술을 가진 삼성은 TD-LTE 핵심기술 개발에서도 유리하지만, 혼자 전체의 86%를 수출할 게 아니라 기지국과 중계기간 인터페이스를 표준화해 중소기업에도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클리어와이어와 러시아 요타, 차이나 모바일 등 와이브로 진영에 있었던 해외 거대 통신사들도 TD-LTE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 3월 와이브로 주파수를 재할당받은 KT와 SK텔레콤도 TD-LTE로의 용도 변경을 희망하고 있다. 그래서 적자에도 불구하고 각각 193억원과 173억원의 주파수 할당대가(일시불 금액 기준)를 방송통신위원회에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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