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경쟁 심화로 예상했던 가격보다 수주금액이 크게 낮아졌다. 앞으로 해외 건설에서 높은 마진을 거두기는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림산업(000210)은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얀부 정유공장 프로젝트의 4개 패키지 중 3, 4번을 수주했다고 29일 밝혔다. 수주금액은 각각 10억6300만달러, 6억95만달러인데 이를 합하면 우리 돈으로 2조원 규모다. SK건설도 2번 패키지를 수주했으며 계약금액은 5억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000720)과 GS건설(006360), 삼성엔지니어링(028050) 등도 입찰에 참여했지만 탈락했고, 예정가격 12억달러 규모의 1번 패키지는 스페인 업체가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윤 대림산업 사장은 "유럽과 일본 등 세계 유수의 건설회사들이 대거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에서 대림산업의 우수한 기술력이 발주처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 최종적으로 수주를 확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들이 올해 수주한 물량 가운데 최대 규모지만,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친다.
올해 초 사전자격심사 당시 예정가는 2번 패키지가 9억7000만달러, 3번 23억달러, 4번 12억달러 규모였다. 실제 낙찰가는 예정가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이다.
입찰에 참여했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얀부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업체들도 집중했던 대형 프로젝트"라며 "놀랄만한 가격에 낙찰이 됐지만 원가 경쟁력이 업체마다 다르기 때문에 마진을 평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해외 건설의 경쟁 심화는 올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2008~2009년만 해도 예정가격과 비슷한 수준에 낙찰이 됐으나 올 들어서는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말 입찰 결과가 발표된 아랍에미리트(UAE) 샤 가스 플랜트는 얀부 프로젝트와 함께 올해 최대 프로젝트였는데 국내 업체들이 대거 탈락하는 `이변`을 낳았다. 샤 가스 플랜트 낙찰가는 예정가격의 60~70% 수준이었다.
기술력과 함께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내세운 이탈리아 업체에 대부분 공사를 내 준 것이다.
국내 주택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해외 사업이 유일한 돌파구인데, 이처럼 경쟁이 심해지자 우리 업체들도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008~09년 우리 업체들이 해외 수주를 많이 하게 되자 유럽과 일본 업체들이 강한 견제를 하고 있다"면서 "과거와 같은 높은 마진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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