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박병무 사장 "하나로텔레콤을 믿습니다"

[이데일리 박지환기자] 오는 28일 물러나는 박병무 하나로텔레콤(033630) 사장이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제목은 ‘하나로텔레콤을 사랑합니다’이다. 그는 이 글에서 그동안 말 못했던 속내를 밝혔다.

박 사장은 총 6장에 걸친 장문의 글에서 처음 하나로텔레콤 경영을 맡는다고 할 때 경험이 전혀 없어 주위에서 말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고 싶었고, 자신과 임직원들이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생각으로 무장하면 좌절과, 위기, 실패를 성공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고 회상했다.

박 사장은 하나로텔레콤이 인적자원을 비롯해 가입자 등 우수한 경쟁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임직원들의 자신감과 투지가 떨어져 재도약을 위해서는 '절실함' 그리고 패배주의와 냉소주의로 떨어진 '사기'를 추스르는 일이 가장 필요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또 중장기적인 기업의 영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영업강화와 수익성 확보, 재무구조 선진화, 성과주의 정착에 역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특히 하나TV와 결합상품인 QPS가 하나로텔레콤의 신성장 동력이자 경영의 활로가 됐다며, 아낌없는 애정을 표시했다.

하나TV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수익성도 없고 법제화가 안돼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며 만류가 심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하나TV는 IPTV 시장 창출의 일등공신이자 선도 사업자로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초기부터 자신에 대해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던 M&A 전문가니, 외국자본이니 하는 선입견에 대해서는 서운함을 드러냈다.

취임하면서부터 ‘언제 팔거냐’라는 질문을 비롯해 ‘매판자본의 앞잡이’, ‘(도박판의) 타자’라는 원색적인 비난과 함께, 하는 일마다 ‘회사의 몸값을 올려 팔기 위한 술수’이거나 ‘외국자본이 뭐 그렇지’ 하는 등의 비난 때문에 가슴 아팠다는 것.

하지만 기업이 새로운 서비스를 연구하고 선보이는 것은 구조조정이나 매각을 위해 몸값을 높이려는 의도가 아니라 기업의 성장 잠재력과 체질, 즉 사업의 경쟁력과 재무구조를 건강하게 만들려는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었다고 해명했다.

박 사장은 “사랑하는 믿는 하나로텔레콤이 아직까지 책임은 많고 갈 길은 멀다”고 조언했다.

하나로텔레콤은 그동안 보여준 사업성과는 평지에 있던 바위를 산위로 끌어올리는 사전작업이었고 지금 바위를 밀던 손을 놓으면 더 빨리 떨어지게 된다는 것.

박 사장은 하나로텔레콤의 더 큰 도약을 믿는다며 이를 위해서는 앞으로도 품질, 서비스, 고객 만족을 바탕으로 회사 스스로 고삐를 놓으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박 사장은 마지막으로 “한 사람의 자연인으로 하나로텔레콤 직원들의 뛰어난 열정과 인내, 탁월한 혁신 의지와 도전정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글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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