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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기척이 나자 녀석들은 연신 짖어대며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듯 했다. 또 다른 집에는 피투성이가 된 채, 고무통에서 몸을 웅크리고 희미하게 숨만 쉬고 있는 개가 발견됐다. 먹이도 먹지 못한 듯 지친 모습이었으며, 사람을 보자 힘겹게 몸을 일으켜 다가왔다.
목에는 긴 목줄이 채워져 있어 도망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개 주인은 “긴급한 상황에 차마 목줄을 풀어줄 수 없었다.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농장주가 없는 한 농장에서는 이미 불에 탄 동물 사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를 본 구조 대원은 “애네들 다 탔다. 어떡해”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구조된 개들은 산소 결핍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위액트’는 “긴급재난 대피 시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나 씁쓸하다”며 “부디 모든 생명이 존중받고 지켜지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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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선 동물과 함께 출입할 수 있는 대피소가 늘고 있다. 미국은 2005년 허리케인으로 동물 60만 마리가 희생되자 ‘반려동물 대피법(PETS Act)’가 연방 차원에서 마련했다. 플로리다주의 경우, 재해가 발생했을 때 개를 외부에 묶어두면 경범죄로 처벌된다.
지진이 잦은 일본은 피난 시설에 반려동물 출입이 합법이다. 다만 일본 정부는 “동행은 가능하지만 합숙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문구를 가이드라인에 명시해 대피소 내부 구역을 구분하게 하는 등 실질적 대안이 정착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