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일본 남서쪽 미야자기현에서 규모 7.1 강진 발생 이후 자국민에 대한 여행자제 권고 조치를 내린 건 영국이 처음이다. 한국, 미국 등은 여행주의보를 발령하는 대신 현지에 거주 중인 자국민과 여행객에 대한 안전유의 공지만 내보낸 상태다.
영국 정부는 이같은 조치는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일본 현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무부는 성명서를 통해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경우 추가 지진 위험에 대비한 예방 조치와 함께 일본 정부의 추가 권고를 따를 것”을 당부했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 8일 도쿄 남서쪽 시즈오카현 앞바다의 해저를 따라 규슈의 미야자키현까지 이어지는 ‘난카이 해구’에 대지진 경보를 발령했다. 당시 규슈 남부 해안과 인근 시코쿠 섬에서 최대 0.5m 높이의 쓰나미 파도가 감지됐지만, 현재는 쓰나미 경보는 해제된 상태다.
기상청은 “난카이 해구는 100~200년 주기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는 지역”이라며 “시기를 특정할 수 없지만 대규모 지진에 이은 쓰나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은 일본 지진연구위원회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향후 30년 이내에 일본 전역에서 규모 8~9의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70~80%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계속된 대지진 공포 속에 항공, 철도 등 교통편은 정상 운행 중이다. 미야자키 공항은 현재 별도의 운항 중단 조치 없이 예정된 국내외 항공편이 정상 운항하고 있다. 현재 공항 측은 이용객을 대상으로 사전에 항공사별 운항 일정과 특이사항을 사전에 확인해달라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띄운 상태다.
신칸센 등 고속철도도 정상 운행에 나섰지만, 일부 구간에서 속도를 낮춰 운행하고 있다. 중부일본여객철도주식회사(JR 도카이)는 지난 8일 오후 도카이도 신칸센 미시마와 미카와안조 구간 상하행선 운행 최고 속도를 시간당 285㎞에서 230㎞로 감속 운행한다고 밝혔다. 도카이도선 히라츠카~아타미를 비롯해 이토선의 아타미~이토 구간, 주오선 오츠키~지노 구간도 당분간 열차를 감속 운행한다.
JR 도카이 측은 “현재 열차운행 중단 계획은 없다”며 “감속 운행은 지진 발생 시 정차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구간에 대한 감속 운행은 앞으로 약 1주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평소보다 최소 10분 이상 운행이 지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일본여객철도(JR서일본)이 운영하는 기노쿠니선 구로시오 급행열차(와카야마~시라하마·신구), 난키 특급열차(나고야~신구·기이카츠우라)는 지난 9일부터 운행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일본 기상청은 현재 웹사이트를 통해 지진 관련 속보를 영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로 제공하고 있다. 일본 관광청도 실시간 지진 속보와 함께 안전여행 관련 팁을 모바일 앱을 통해 제공한다. 지진 경보 모바일 앱 ‘유레쿠루 콜’(Yurekuru Call)을 통해서도 실시간 지진 발생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한 일본 현지 여행사 관계자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72시간 골든타임을 버틸 수 있는 여분의 물과 모바일 기기 충전에 필요한 충전 밧데리를 미리 챙기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