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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 트럼프' 미 하원의장 선출 불발…공석 사태 장기화

이소현 기자I 2023.10.18 09:38:24

짐 조던 공화당 후보 첫 투표서 고배
공화당 내부 분열…20명 중도파 이탈
'전원 지지' 민주당 후보에도 밀려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 연방 하원의장 공석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미 하원 파행이 지속할 전망이다. 미국 역사상 초유의 연방 하원의장 해임 이후 후임자 인선에 나섰지만, 공화당 내부 분열 속에 선출이 불발되면서다.

차기 미국 하원의장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인 짐 조던 공화당 하원 법사위원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미 의사당 하원에서 열린 1차 투표에서 낙선하게 되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로이터)
17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의장 후보로 각각 추천된 공화당의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 민주당의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놓고 의장 선출 투표를 했다.

의장 선출 투표 결과 공화당의 조던 후보는 200표 득표에 그쳤다. 다수당 후보였지만, 공화당 내 중도파 등 의원 20명이 이탈하면서다. 이에 조던 후보는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의 지지를 받아 212표를 획득한 제프리스 후보에도 밀렸다.

1차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진 20명의 공화당 의원들은 후보로 나서지 않은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에 7표,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에 6표를 던져 ‘항의 투표’를 했다.

이로써 두 후보 모두 당선에 필요한 433명 재적의원 과반인 217표에 못 미쳐 의장 선출이 불발됐다. 미 하원 의석은 현재 공화당 221명, 민주당 212명으로 9석 차이에 불과하다.

조던 후보는 ‘친(親) 트럼프 인사’이며 공화당 초강경 보수 모임인 프리덤코커스 설립자 중 한 명으로 당내 경선에서 우여곡절 끝에 하원의장 후보가 됐지만, 첫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다.

다수당인 공화당 내부에서 5명만 반기를 들어도 하원의장에 선출될 수 없는 구조인데 이번에 공화당 분열 속에 의원 20명이 이탈하는 등 조던 후보는 당내 일부 의원들의 반대를 설득해 지지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후속 투표에 관심이 쏠린다. 조던 후보가 후보직에서 물러날 의사를 현재까지 밝히지 않아 계속 하원의장직에 도전할 수 있다. 지난 1월 매카시 전 의장이 선출됐을 때는 투표가 15차까지 진행된 바 있다. 조던 후보는 “동료와 좋은 논의를 하고 있다”며 “우리는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원의장이 되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번에 미 하원의장 선출이 불발되면서 지난 3일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의 해임 이후 하원의 의장 공석 사태는 더 길어지게 됐다. 이에 오는 11월 중순까지 승인해야 하는 2024회계연도 예산안은 물론 교전 중인 동맹국인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총액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 이상의 자금 지원안 처리 지연은 불가피해졌다.

한편, 매카시 전 의장은 지난달 30일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2024회계연도 임시예산안 처리 후 당내 극우 성향 맷 게이츠 의원이 발의한 해임 결의안이 지난 3일 하원 본회의에서 통과되면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의장에서 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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