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A: 최근 유명인들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프로포폴은 정맥으로 투여되는 전신마취제입니다. 하얀색 액체 형태로 돼있어 일명 ‘우유주사’라고도 불립니다. 상대적으로 마취가 빠르고 회복이 빨라 간단한 수술이나 검사 시 수면 마취를 위해 종종 사용됩니다. 또한 프로포폴은 소변으로 모두 빠져나와 몸에 남지 않고 구역질 등의 후유증도 다른 마취제에 비해 덜한 장점도 있습니다.
프로포폴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이미 2009년 6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사망 원인으로 지목되면서부터입니다. 당시 경찰 조사 결과 잭슨의 몸에서 치사량 수준인 엄청난 분량의 전신 마취제가 검출됐습니다.
잭슨의 주치의 콘래드 머레이 박사가 잭슨의 불면증을 치료한다는 목적으로 6개월간 매일 50mg씩 프로포폴을 투여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는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1977년 영국의 화학회사인 ICI가 개발한 프로포폴은 페놀기가 붙어 있는 화합물입니다.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대두유에 약품을 녹여 주사약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대두유가 탁한 흰색을 띄기 때문에 ‘우유주사’라는 별명을 얻게 됩니다.
프로포폴은 투약시 짧은 시간 동안 깊은 숙면을 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원기 회복이나 불안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많은 이들이 프로포폴의 유혹에 빠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프로포폴은 건강한 수면에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최근 ‘꿀잠의 과학’(위즈덤하우스)이라는 책을 통해 잠에 대한 과학적 연구결과와 이에 근거한 해결책을 제시한 김유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수면에 도움이 되는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된 바가 단 하나도 없다”고 강조합니다.
김 교수는 “프로포폴은 수면 유도제로 알려져있지만 기본적으로 마취제 일종이다”며 “프로포폴을 맞으면 당장 잠이 들기는 하겠지만 나중에 정상적으로 잠이 드는 것을 방해한다”고 합니다.
프로포폴에 중독되는 배경에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관계가 있는데요. 도파민은 우리 뇌에서 의욕이나 흥미 등을 높여주는 신경 전달 물질입니다. 쉽게 말해 기본을 좋게 만드는 물질인거죠.
보통 수면내시경을 받을 때는 프로포폴에 중독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중독되지 않을 정도로 양을 줄여 맞는데다 몸 안에서 빨리 사라지기 때문이죠. 또한 잠이 드는 경우 도파민이 주는 효과를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양을 늘려 반복적으로 맞는 경우 얘기가 달라집니다. 김 교수는 “프로포폴을 계속 맞게 되면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효과가 없는 상태에 이른다”며 “결국 프로포폴 없이 잠이 들 수 없는 중독 상태에 빠지고 이는 우리 뇌를 망가뜨리는 최악의 상황이 온다”고 말하는데요.
김 교수는 “모든 형태의 수면제는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부작용이 수반한다”며 “건강한 수면을 위해선 적당한 운동을 통해 몸을 지치게 만들어 자연스럽게 잠이 들 수 있는 루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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