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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암살 배후 실마리' 26일 공개...음모설 어떤게 있었나

김일중 기자I 2017.10.22 14:22:33

기밀문서 수천 건 26일 공개
트럼프 공개범위 확대 시사

[이데일리 김일중 기자]존 F. 케네디 전 미국대통령의 암살은 오스왈드의 단독범행일까, CIA의 공작이었을까. 아니면 KGB나 마피아가 배후에서 조종한 범죄였을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오랫동안 기밀로서 차단돼왔던 ‘JFK 파일’을 공개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다”라고 밝히면서 케네디 대통령 암살에 얽힌 수많은 음모설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관련 기록 공개를 허용할 것이라고 남긴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윗.(사진=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캡처)


케네디 대통령 암살 관련 파일 수천 건이 1992년 제정된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기록 수집법’에 따라 2017년 10월 26일 공개될 예정이다. 그동안 일부 문서에 미국의 정보활동에 관련한 내용이 포함됐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전면 공개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관측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공개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여 진실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케네디 대통령은 1963년 11월 22일 텍사스주 댈러스 시내에서 카퍼레이드를 하던 중 오스왈드가 쏜 총에 머리를 맞고 사망했다. 그런데 용의자였던 오스왈드가 사건 이틀 만인 11월 24일 텍사스 경찰서 지하에서 암살당하면서 여러 가지 음모설을 낳게 됐다.50여년 간 회자된 음모설은 어떤 것이었을까.

◇CIA 음모설

케네디가 ‘빨갱이’들에게 굴복해 CIA를 해체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CIA가 조직 차원에서 또는 일부 과격한 요원들의 독단으로 오스왈드를 고용해 암살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이를 주장하는 이들 중 일부는 오스왈드는 ‘위장용’이었을 뿐 실제로는 정예 저격수를 따로 배치해 범행을 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케네디 대통령은 CIA가 제3세계나 서유럽에서 반공 극우파들을 지원하고 사회민주주의, 비동맹주의 성향 정치인들을 낙선시키려는 정책에 대해 평소 비판적 입장이었기에 신빙성을 높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마피아 개입설

존 에프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은 당시 시카고의 마피아 두목이었던 샘 지앙카나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앙카나의 딸 앙투아넷 지앙카나가 자신의 회고록에서 폭로했다. 그는 1960년 대통령선거에서 케네디가 마피아의 지원으로 승리할 수 있었으나 당선 후 동생 로버트를 법무장관에 앉히고 강력한 단속에 나서자 암살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마피아는 쿠바의 카스트로에 의해 자신들이 투자한 호텔, 카지노 등을 빼앗겼다. 마피아는 케네디가 쿠바를 공격해 이 재산을 찾아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소련에 쿠바를 침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는 것이 범행 동기라는 설명이다.

◇KGB 음모설

쿠바 미사일 사건으로 실추된 소련의 명예를 되찾기 위한 KGB의 암살이라는 주장이다. 오스왈드가 마르크스주의자였기 때문에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KGB요원으로 있다 1954년 망명해 미 정보기관의 고문으로 활동한 피터 데리야빈이 작성한 문건을 기반으로 오스왈드가 사건 이전 소련에 망명했다 돌아온 것, 린든 B. 존슨 부통령이 사건 직후 흐루시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에게 우호적인 전보를 친 것, 실각 위기에 몰린 흐루시초프가 외부로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연방준비제도 및 유대계 금융자본세력 개입설

중국계 경제학자 쑹훙빙이 쓴 ‘화폐전쟁’이라는 책에서 언급된 주장. 비단 케네디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암살당한 대통령 모두 미국의 화폐제도와 금융체제 등을 대대적으로 손질하려 했다는 공통점을 토대로 추론한 것이다.

케네디가 1963년 6월 4일 로스차일드 등 국제자본세력이 주주로 있는 ‘민간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발권력을 무시하고 11110호 대통령령으로 재무부 보유의 모든 형식의 은을 본위로 은증서를 발행해 즉시 화폐로 유통시켜 연방준비제도의 권한을 약화시키려 하자 못마땅하게 여겨 저격에 개입했다는 주장이다.

◇쿠바 음모설

사회주의 혁명에 성공한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미국이 자신을 노리고 있다고 생각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케네디 암살을 지시했다는 설이다.

독일의 유명 영화제작자 빌프리트 휘스만은 3년여에 걸쳐 만든 다큐멘터리를 2006년 공개하면서 케네디 암살은 미CIA가 독침으로 자신을 암살하려 한 데 대한 카스트로의 보복이었다고 주장했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카스트로의 옛 동료 오스카르 마리노는 오스왈드가 미 플로리다주에서 활약하던 쿠바 비밀 정보원들의 지시로 범행했다고 증언했다.

오스왈드가 자칭 마르크스주의자였고 친카스트로파였기 때문에 설득력을 가졌다. 더구나 오스왈드는 암살 2개월 전 멕시코시티에 있는 쿠바 대사관을 방문했었다. 하지만 카스트로가 직접 암살지령 같은 바보짓은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실수설

원래 목표가 케네디 대통령이 아닌 동승하고 있던 코널리 주지사였다는 주장이다. 오스왈드의 아내는 남편이 평상시 케네디를 존경했으며 코널리를 증오했다고 증언했다. 오스왈드의 아파트를 수색했던 비밀요원 마크 하워드는 “오스왈드의 수첩에서 ‘사살명단’이 나왔는데, 아내의 이민자 자격을 집요하게 문제 삼고 괴롭혔던 FBI 요원 제임스 호스티, 보수세력 장군인 에드윈 워커, 리처드 닉슨 부통령, 그리고 텍사스 주지사인 존 코널리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FBI 수장이었던 에드가 후버가 FBI 요원이 암살의 발단이었다는 것이 밝혀질 경우 조직에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덮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보디가드 오발설, 쿠데타 세력설, 그리고 ‘달에 있는 외계인 기지를 공개하고, 정부 고위층과 결탁해 지구를 장악하려는 외계인을 축출하려다 보복당했다’는 외계인 개입설 등 300여가지 음모설이 회자되고 있다.

암살당하기 직전 케네디 대통령의 모습.(사진=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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