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양시멘트는 지난달 제주지역 공급가격을 톤당 9.2% 인상한 9만원으로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제주지역 레미콘 업체에 전달했다. 하지만 제주지역 레미콘 업체들이 가격 인하를 주장하며 파업을 결의하는 등 난관에 부딪힌 상태다.
동양시멘트는 “제주지역 건설경기 호황으로 시멘트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제주지역 공급량을 늘리면 선박 및 하역비용 등 물류비용 및 설비투자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지역 레미콘 업체는 현재 공급가격에도 운송비가 포함됐고 시멘트의 주원료인 유연탄과 경유값이 내려가는 추세임에도 제주도 공급가격만 올린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제주 레미콘 업체의 반발 등으로 동양시멘트는 현재 가격인상을 최종결정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제주지역 시멘트 수요는 130만톤으로 이 가운데 동양시멘트가 45%(58만5000톤)의 점유율로 가장 높다. 쌍용양회와 라파즈한라가 각각 35%, 21%의 점유율을 기록해 뒤를 잇고 있다.
시멘트 업계에서는 제주지역 공급량이 늘면 운송비·하역시설비 등의 추가비용이 발생해 가격 인상요인은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시멘트 업계의 담합행위에 대해 1994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린 것을 고려해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양시멘트가 최종적으로 공급가격 인상을 단행한 후 뒤이어 가격을 올리면 또 다시 담합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또 올해 건설회사들과의 시멘트 공급가격 협상에서 불리할 것으로 전망되는 시멘트 업계는 제주지역처럼 특수성을 지닌 곳에서라도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처지다.
대한석탄공사에 따르면 시멘트 주원료인 호주산 유연탄 가격이 지난해 6월 톤당 58.8달러로 60달러대가 무너진 이후 지속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는 49.08달러를 기록해 50달러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유연탄 가격 하향세에서도 가격을 동결했지만 올해는 동결조차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