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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화재청은 ‘고종황제 하사 족자’를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고종황제 하사 족자’는 19세기말 정부(대한제국)가 고종의 주치의였던 에비슨(1860~1956)에게 하사한 족자다. 에비슨은 1893년 8월말 서울에 도착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고종의 피부병을 치료한 인연으로 주치의가 됐다. 이후 10년간 왕실의 주치의로 활동한 캐나다 출신의 의료 선교인이다.
이 족자의 특이한 점은 수급자의 오른쪽과 가운데 쓴 글의 위쪽에 각각 ‘의비신 대인 각하’, ‘투량뎨요뎨시무함’과 같이 한글 음을 작은 글자로 함께 적어 놓았다는 점이다. 족자 아랫부분에도 가운데 쓴 글에 대해 작은 글자로 한글 풀이를 적어 놓았는데 이는 아마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서양인을 배려하여 적은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10행에는 가운데는 태극문양, 외부에는 괘와 글씨가 있는 작은 인장이 찍혀져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 족자는 에비슨이 고종의 시의(임금과 왕족의 진료를 보던 의사)를 지냈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국왕과 정부가 서양의술의 탁월함을 인정한 기록물인데다가 에비슨의 후손들에 의해 기증된 환수문화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등록 예고된 ‘고종황제 하사 족자’는 30일간의 등록 예고 기간 중 의견을 수렴하고 이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문화재로 등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