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가정폭력 남편 살해한 부인, `정당방위` 아냐"

[이데일리 e뉴스 우원애 기자]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남편을 살해한 아내에게 법원이 정당방위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13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는 남편 A씨를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아내 B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B씨는 결혼 초기부터 남편 A씨에게 폭력을 당해왔다. 그러다 결국 지난해 9월 사건이 발생했다. B씨는 남편 A씨가 전세를 월세로 돌려 딸의 학원비를 마련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목졸라 죽일뻔하고 친정식구들에게도 위협을 가하자 남편을 목졸라 살해했다.

B씨와 변호인은 남편이 심각한 가정폭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해 왔고 범행 당시 B씨가 심각한 우울증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하는 능력이 약해져 있었던 점, 폭력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사유로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B씨가 남편을 목졸라 살해 하기 전 가정폭력 신고를 하거나 이혼을 하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고 살해로 이어진 것은 고귀하고 존엄한 인간의 생명이라는 법익을 침해한 것”이라며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B씨가 범행 후 스스로 자수했고,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는 점, 딸이 선처를 호소하는 점 등을 참작해 양형을 선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