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유임키로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를 발표한 직후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김병관 내정자 사퇴에 따라 국방부 장관으로 김관진 현 장관을 유임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국가안보가 위기인 상황에서 최근의 사이버테러까지 있어 가중되는 국가안보 위기 속에 정치적 논쟁과 청문회로 시간을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다”며 “국가 안보와 국민 안위가 위급하다는 상황 판단에 이르렀다”고 유임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투철한 안보관과 지도력을 인정받아온 김 현 장관을 유임시킴으로써 안보위기를 줄이고 국민불안 해소시키고자 결정했다”면서 “이제 정치권과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국가안보를 지키는 데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병관 후보자는 이날 오전 10시58분 각종 의혹에 대한 여론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내정 38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관진 장관 유임에 대한 청와대의 발표는 3시간 여 만인 오후 2시에 나왔다.
김병관 후보자는 사퇴의 변을 통해 “국방부 후보자로서 그동안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저는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이 시간부로 국방부 장관 후보자 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김병관 후보자를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했으나 무기중개업체 고문 재직, 위장전입, 미얀마 자원개발업체 KMDC 주식보유 신고 누락 등의 논란이 계속됐다.
이에 따라 여당 내에서조차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자 박 대통령은 김병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기다리는 한편 김관진 장관 유임을 일찌감치 결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진 장관의 유임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안보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국방장관 공백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박 대통령의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남재준 국정원장, 신제윤 금융위원장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한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이 자리에 참석하지만 유임이라 별도 임명장 수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