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류의 시초가 대장금이라면 `기술 한류`의 주역으로 SK에너지(096770)가 있다. SK에너지는 베트남 최초 정유·화학공장에 운영 기술을 수출해 단일 기술 사상 최대 규모인 90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 다낭. 다낭에서 다시 버스로 3시간 가량 달려 베트남 중부의 외곽 지역 꿩아이에 도착했다. 베트남 북부의 중심 하노이와 남부의 중심 호치민의 중간지점인 이곳은 우리나라로 치면 울산 중화학 공업단지에 해당된다. 바로 SK에너지 기술 한류의 현장이다.
공장에 들어서니 낯익은 빨간색 행복 날개 로고가 새겨진 작업복을 입은 엔지니어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베트남에 파견된 SK에너지의 엔지니어들이다. SK에너지는 지난해 9월 103명의 전문 기술 인력을 이곳에 파견해 정유·화학공장의 전반적인 가동 노하우와 유지보수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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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 産油國에 정제기술 수출
"우리의 기술력이 다른 국가의 기간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쓰이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현장에 파견된 SK에너지 엔지니어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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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의 베트남 BSR 기술 수출은 단일 기술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다. 국내 에너지기업 역사상 최대 해외 기술인력을 파견하는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워 기술 수출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1964년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에서 최초 석유제품을 생산한 지 반세기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산유국 정규공장에 기술력을 전수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렀다"며 "이번 기술 수출은 국내 정유산업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이라고 자부했다.
◇ 역경 딛고 추가 수주 `쾌거`
"우리가 직접 지은 공장이 아닌데다 새로 지은 공장이라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배관 누수로 인한 폭발 위험 등 온갖 위해 변수들이 널려 있어 항상 긴장해야 합니다" 성학용 BSR 공장운영본부장의 말이다.
SK에너지는 지난해 9월 BSR과 공장 운영 및 유지보수(O&M) 계약을 체결, 프랑스 테크닙(Technip)과 일본 JGC 컨소시엄이 지은 공장을 인수받아 5년간 공장 운영을 책임지기로 했다.
가족을 떠나 오지인 이곳으로 파견된 SK에너지 직원들은 초기 폭풍 등 열악한 기후 여건 속에 언어, 음식 등이 달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수 십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에 몰두했다.
그 결과 지난 7월에는 BSR 정유공장에 이어 신규합성수지(PP, Polypropylene) 공장의 O&M 계약도 체결, 연산 15만톤 규모의 합성수지 제품을 생산하는 전공정의 운영을 맡았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화학공장의 추가 O&M 계약은 지난 1년여 동안 베트남 최초 정유공장 운영을 성공적으로 완수했기에 가능했다"며 "베트남에서 확산되고 있는 문화 한류와 더불어 기술 한류의 선봉장이란 사명감을 가지고 작은 공정 오차도 허용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순조로운 공장 운영 덕택에 BSR의 SK에너지에 대한 신뢰도 두터워졌다. 초기 매일 회의에 참석했던 우엔 호아이 지양 BSR 사장은 최근 거의 회의에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SK에너지에 공장 운영을 맡기고 있다고.
이날 인터뷰를 자처한 부 반 이음 BSR 회장과 우엔 사장은 "SK에너지 덕분에 베트남 첫 정유공장 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BSR 정유공장은 내년 첫 정기보수를 앞두고 바짝 긴장한 분위기다. BSR 공장이 현지 언론이 매일 보도할 정도로 국가적인 사업이니 만큼 정기보수에 대한 관심도 높다고.
SK에너지는 정기보수에 전문적인 노하우를 갖고 있는 울산 협력업체 인력 1000여명을 베트남으로 불러들인다는 계획이다.
◇ 기술 넘어 브랜드 전파.."베트남, 글로벌 성장 터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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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근에는 BSR 정유공장 인근에 있는 빈하이 초등학교에 도서관을 지어주고, 책·걸상을 기증하는 등 교내 환경을 가꿔주는 자원봉사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베트남 노래를 외우기 위해서 항상 주머니에 가사를 적어 넣어가지고 다닌다는 성 본부장은 "SK에너지는 베트남을 글로벌 성장 터전의 하나로 만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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