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재웅기자] 두산이 재무적투자자(FI)와 공동으로 각각의 SPC를 설립해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는 방안을 내놨다.
두산은 3일 삼화왕관 사업부문, SRS코리아, 두산DST, 한국우주항공(KAI) 지분을 총 7800억원에 두산과 FI가 만드는 SPC에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재무적 투자자는 미래에셋PEF와 IMM프라이빗 에퀴티(EP)다.
이상하 ㈜두산(000150) 전무는 "이런 모델은 아마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기관에서 PEF를 활용한 구조조정 이야기는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사업을 하는 회사하고 PEF가 공동으로 윈윈하는 경우는 처음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두산인프라코어(042670)는 이런 딜을 통해 6300억원의 현금이 생겼으므로 밥캣이슈에 사용할 수 있어 두산인프라코어도 많은 부담을 덜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유정헌 미래에셋PEF 대표도 "투자하면서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연구했고 투자수익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면서 "경영권 매각시 큰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상하 전무와 일문일답 내용이다.
-두산그룹으로 현금 유동성이 유입되는 구조에 대해 설명해달라
▲매매금액은 7800억원이다. 이중 6300억은 두산인프라코어로 간다. 나머지는 두산 출자분과 매각대금이 상쇄된다.
-이런 사례가 있었나.
▲이런 모델은 아마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금융기관에서 PEF를 활용한 구조조정 이야기는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사업을 하는 회사하고 PE가 공동으로 윈윈하는 경우는 처음으로 알고 있다.
-SPC는 설립해도 상당부분 차입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차입금 부분은 대체적으로 PE가 들어갈때는 레버리지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도 물론이다. 하지만 레버리지가 높지 않다. 아직 금액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에쿼티의 30~40% 밖에 레버리지를 안해서 큰 부담 없다. 조달에 문제 없다. 금융기관으로부터 LOC가 확보돼있다.
(유정헌 미래에셋PEF 대표) 풋백은 전혀 없다. 우리는 경영권 사는데 최소한의 금액으로 샀다. 전체적인 경영관리 능력은 두산그룹에서 이미 입증된 것이어서 두산에 위임한 상태다.
-KAI지분 매각과 관련해 EADS로 팔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최근은 아니지만 관심 표명은 있어 내부검토했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이번 매각과는 관련이 없다.
-4개 회사의 향후 실적이 중요할텐데.
▲4개 회사가 안 좋아지면 SPC도 안좋아지겠지만 두산DST와 KAI는 수주산업이고 이미 상당한 수주가 확보된 상태다. 따라서 나빠질 가능성이 전혀없다. SRS와 삼화왕관은 현금흐름이 상당히 좋은 사업들이다. 회사가 급격히 나빠질 이유는 없다.
회사가 개선되면 상당히 좋은 가격으로 매각이 가능하고 두산은 우선매수권을 가지고 있다. 미래에셋이 3년 뒤에 팔겠다고 하면 팔아야한다. 하지만 두산이 그 가격에 사고 싶으면 사면 된다. 두산에게는 선택의 폭이 있다.
(유 대표)우선매수권을 무작정 행사할 수는 없다. 우리가 매수자를 찾아와서 합의된 금액 이상으로 사려고 해야 살 수 있다. 경영권은 우리가 두산DST지분 100%를 가져온다. KAI를 제외한 나머지도 같다. 경영권 지분을 함께 팔 수 있다.
-SPC는 언제 설립했나. 그리고 향후 지분 매각계획은.
▲양사가 합의를 하면 3년 이내에 매각이 가능하다. 두산은 지난 주말에 SPC를 설립했다. 5월 28일에 설립했다. 현재는 경영진 구성은 안된 상태다.
(유 대표) 투자하면서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연구했고 투자수익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투자손실이 생긴다면 감수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잘 경영이 돼서 경영권 매각시 큰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부 투자수익률은 밝힐 수 없으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상하 전무)SRS의 라이센스는 지금까지 두산이 잘 경영해왔기 때문에 이슈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
-두산 출자 문제 없나
▲두산의 입장에서는 주류도 팔고 테크팩도 팔아서 상당한 현금 보유 중이다. 현재 현금을 은행에 넣어놔도 이자수익 안난다. PEF에 투자하는 것이 상당히 좋은 기회다.
-KAI는 한진 등에서 관심갖고 있다. 향후 한진에 팔 계획이 있나.
▲어차피 투자회사(SPC)는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므로 가격조건이 맞다면 두산과 PEF가 합의해서 언제든 매각이 가능하다.
-KAI 지분은 산은이 공동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유연하게 보면 된다. KAI 지분은 생각하는 가격만 맞다면 공동매각도 가능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다.
-재무적 투자자에 들어오는 투자자는 어떤 사람들인가.
▲(유 대표)자본시장법상 투자자는 공개가 안된다. 투자자 전체가 연기금과 은행이다. 기본적으로 투자업에 종사하는 대한민국 기관 투자자로 보면 된다. 내부적인 비율은 공개할 수 없다. 지금 현재 외국인 투자자는 없다.
-계열사 3곳과 KAI 각각의 매각 금액을 알려달라.
▲각각의 금액은 두산DST는 4400억, KAI는 1900억, SRS코리아 1100억, 삼화왕관 408억원이다. 실제적으로 7808억원이 매매금액이다. 향후 구조조정은 두산의 특성이 상시적으로 구조조정한다. 갑자기 현금 부족하다고 구조조정 한다 안한다 하지 않는다.
주류와 테크팩도 작년 상반기 부터 미리 추진해왔던 것이다. 여러가지 상시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특별한 상황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모델은 새로운 수익이 난다면 SPC활용한 기법 계속 사용할 것.
-채권단과 어떤 협의가 오가고 있는가
▲재무약정에 들어가 있지 않다. 주류, 테크팩 매각도 재무약정 때문에 한 것이 아니다. 여러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었다. 가격에 대한 생각차이가 많아서 PEF와 공동으로 매각을 한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런 딜을 통해 6300억원의 현금이 생겼으므로 밥캣이슈에 사용할 수 있어 두산인프라코어도 많은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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