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자영기자] 강남을 비롯한 서울 금싸라기 동네 집값이 하락세를 면치못하는 가운데 용산구는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업무지구와 용산민족공원 등 대형 개발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버팀목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9일 용산구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용산구 이촌동 동부센트레빌 132㎡형은 지난 2월 11억원까지 오른 뒤 현재까지 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호가를 13억원까지 높인 매물도 있다.
동부이촌동내 대단지로 인기를 끄는 한가람아파트(2036가구) 역시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109㎡(33평)형은 지난 6월 9억원을 넘어섰다. 현재 같은 아파트형은 9억~9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이촌동 H공인 관계자는 "매수세가 끊겼음에도 싸게 팔려는 주인은 없다"며 "국제업무지구, 용산민족공원, 코엑스의 2배 규모인 용산링크 등이 들어서면 결국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유자가 새 아파트 잔금 마련 등 사정이 있는 급매물은 호가에서 5000만원 가량 조정되기도 한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용산이 서울의 마지막 개발지로 집값 상승에 대한 잠재력은 강남을 능가한다고 보고 있다.
청약당시 216대 1의 인기를 끌었던 용산 시티파크는 145㎡ 14억~14억5000만원, 181㎡ 18억~20억원이 시세다. 지난 9월 입주한 시티파크는 양도세 비과세 요건 기간이 채워지지 않아 아직 매물이 없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강남이나 송파와 비교해 학교가 없는 등 생활편리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지만 시티파크 앞으로 공원이 들어서고 인근 국제업무지구로 인해 내년 이후에는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용산지역 재개발 투자시장은 주춤거리는 상태다. 용산 재개발 거래 전문 부동산 L공인 관계자에 따르면 한강로 1가 국제업무지구 다세대의 지분가는 지난해 3.3㎡당 최고 1억8000만원까지 올랐던 시세가 현재 1억2000만원까지 떨어졌다. 또 관리처분인가 과정에서 조합원 지분가격이 생각보다 낮게 감정되면서 추가부담금이 많아져 `실망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지분쪼개기 극성으로 수익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도 재개발 시장이 주춤거리는 이유다.
박상언 유앤알 대표는 "지금 용산 재개발지역은 가격조정 준비단계에 있다"며 "앞으로 당분간 가격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팀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은 내적요인(개발호재)보다는 경기침체 등의 외적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며 "따라서 용산구는 단기적으로 계속 보합세를 유지하겠고, 장기적으로(2010~2015년) 봤을 때는 가격상승 여력이 많은 곳"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