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자-생명 투톱체제`

이정훈 기자I 2008.06.25 11:59:59

해당업종 투자조율 전권부여
투자조정-브랜드관리 등 그룹 이슈도 적극 관여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삼성그룹이 구조조정본부의 후신(後身)인 전략기획실을 이달 말로 공식 해체키로 함에 따라 삼성전자(005930)와 삼성생명이 그룹을 대표하는 투톱(two-top)으로 나서게 됐다.

해당 업종군의 유사·중복 투자를 조율하는 전권을 부여받은 것은 물론 사장단협의회를 보좌하는 두 위원회에도 참여하면서 그룹 이슈에도 적극 관여하는 등 명실공히 대표 계열사로서 위상을 굳힐 전망이다.

25일 삼성그룹이 발표한 `4.22 경영쇄신안` 후속조치에 따르면 전략기획실 해체 이후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역할이 이처럼 강화된다.

전략기획실 해체로 업종별로 공동 의사결정이 필요하고 시너지가 나는 일은 해당 업종의 주력회사에서 담당하게 됐지만, 전자와 금융사업에서의 조율 권한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게 넘어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전자 계열사간 유사·중복 투자가 나타나고 있는 AM OLED사업과 태양전지 사업, 카메라 사업 등을 조정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삼성전자는 관련 전자 계열사인 삼성SDI와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삼성SDS 등의 사장단과 협의를 통해 교통정리에 나서게 된다.

삼성생명의 경우에도 이수빈 회장이 그룹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권한을 부여받음으로써 향후 역할이 커지는 것은 물론 삼성증권과 삼성화재 등 여타 금융 계열사들과 사업범위를 조율할 때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두 회사는 사장단 협의회의 주요 업무를 지원하게 되는 투자조정위원회와 브랜드관리위원회에도 참여하게 돼 그룹 차원의 의사 결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그룹내 신사업 추진과 유사·중복사업을 조정하는 투자조정위원회에는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과 임형규 삼성전자 사장,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이, 브랜드관리위원회에는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이 각각 참여하게 된다.

삼성그룹 관계자 역시 "삼성전자와 생명은 애초부터 그룹내 핵심 계열사였던 만큼 그룹기능 해체 이후 힘이 실리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아무래도 각 소속사 이익을 우선 챙길 수 밖에 없지 않겠나"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사장단 내에서도 전체 그룹을 위해 바람직한 결정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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