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손동영기자] 미국 증시가 불안하지만 앞으로 주가하락폭은 10% 이내에 그칠 것이며 기업실적 개선이 가시화하고 기업회계 투명성 개선으로 투자자의 신뢰가 높아지면 4분기쯤엔 상승세로 반전할 것이라고 한국은행이 진단했다.
한은은 25일 내놓은 "최근 미국 증시불안의 배경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하고 최근 주가의 급속한 하락이 미경기회복의 속도와 폭을 줄이는 정도의 영향에 그칠 뿐 방향 자체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가 다수를 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은에 따르면 현재의 주가가 적정수준으로부터 어느 정도 괴리되어 있는가에 대해 미국내 전문가들사이에 상반된 견해가 대립하고있다. 주가의 장기균형을 중시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의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지난 90년대 후반 이후 형성된 주가거품이 아직도 충분히 꺼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한은은 "거품조정이 충분치 않다는 비관적 시각을 견지하는 시장전문가들은 당분간 실물경기의 흐름보다는 기업회계 투명성 결여에 따른 불신이 주식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며 우량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기업에서 또다시 회계부정 스캔들이 추가로 노출된다면 다우존스 지수가 6000대로 떨어지는 소위 투자공황 상황(capitulation)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반면 수익전망을 기초로 한 미연준 모델, 메릴린치 모델 등에 의하면 미국주가는 현재 10%∼35% 정도 저평가됐다는 의견도 제시되고있다. 10년 만기 재무성증권 수익률과 S&P 500 기업의 미래수익률(주가수익배율의 역수)을 비교하여 주가의 적정수준을 구하는 미 연준 모델에 따르면 현재 주가는 80년 이후 어느 시기보다도 저평가된 수준이며 미래추정수익 대신 실제수익을 사용하더라도 현재 미국주가는 87년 증시 붕괴 직후보다도 저평가된 수준이라는 것이다. 한은은 "아직도 다수의 시장예측가들은 현재의 불안심리가 조기에 해소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견조한 성장잠재력과 높은 생산성 등을 기반으로 4분기경 기업수익과 설비투자 회복세가 좀더 가시화되면서 증시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지금까지는 주택부문의 호황으로 주가하락의 충격이 상쇄되어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제 집값 상승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하에서 주가하락이 지속된다면 소비 및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경기의 재침체(double-dip recession)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한은은 "비관론자들이 상정하는 최악의 시나리오, 즉 주가 및 달러화 추가 폭락→ 소비·투자 위축→ 기업수익 저조→ 고용감소→ 주택경기 냉각→ 소비감소→ 경기재침체가 전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