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미국 대테러 작전의 핵심이었던 니제르에서 오는 9월 15일까지 완전히 철수해 거의 10년에 걸친 군사 협정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니제르 수도 니아미에서 5일간의 협상을 통해 합의에 도달했으며, 이날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안전한 철군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니제르 군사정부가 미국과 군사 협정을 파기하고 그간 주둔했던 미 병력 1000여명 철수를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니제르 주둔 미군 중 100여명의 병력이 떠났다.
미 국방부는 이미 병력 철수에 착수했지만, 아직 그 위치를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지 군대가 사용할 수 있거나 없애기에는 너무 큰 비용이 드는 일부 장비는 니제르에 남겨두겠다고 전했다.
또 니제르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밝혔다.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니제르 철수와 관련 “좋은 결과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고 WSJ은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니제르에서 철수가 반드시 니제르나 더 넓은 지역에서 미군의 주둔이 끝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앞으로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지만, 양국이 어떤 종류의 미래 동반관계를 구축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성명에서도 이번 철군 결정으로 니제르 경제 발전을 돕기 위한 양국의 관계에 영향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니제르에선 지난해 7월 쿠데타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이 축출되면서 군부가 정권을 장악했다.
미국이 축출된 대통령을 석방하고 민간 통치를 회복하기 위해 압박하자 니제르 군부는 지난해 12월 러시아와 새로운 안보 협정을 맺은 데 이어 올 3월 미국에 군사협정을 파기한다고 발표했다.
미군이 니제르 철수를 공식화한 가운데 이미 프랑스가 철군한 상태이며, 이 자리를 러시아군이 메우고 있다. 실제 러시아는 니제르에 더 많은 병력을 파견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현재 미군이 철수하지 않고 있는 미군기지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인 니제르는 이슬람국가(IS), 알 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대항하기 위한 서방의 거점 역할을 해왔으며, 미군의 대테러 전략의 중심지였다.
니제르에 이어 차드에 주둔 중인 미군 수십 명도 조만간 철수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아프리카 내에서 미국의 입지와 미군의 역할이 대폭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