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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외국인이 국내 기업에 대해 주식 취득 등 M&A 방식으로 경영권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외촉법 시행령 제5조에 따른 5개 분야에 해당하면 이를 허가할 지 여부를 별도 심의한다. 해당 투자가 방위산업물자 생산에 지장을 줄 수 있거나 군사 목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을 때, 국가기밀이 공개되거나 국가 핵심기술이 공개될 우려가 있을 때가 여기에 해당한다. 지금까진 이 경우 담당 부 장관이나 정보수사기관장이 검토를 요청하면 산업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한 외국인투자위원회를 열어 M&A 허가 여부를 결정해 왔다.
산업부는 이번 운영규정 제정을 통해 안보심의 전문위원회를 신설하고 이 같은 안보심의 기능을 지원키로 했다. 산업부 투자정책관을 간사로 기획재정부, 외교부, 국방부, 금융위원회, 국가정보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전략물자관리원 등 관계기관과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외국인이 신청한 M&A형 투자의 국가안보 영향을 사전 평가한다는 것이다.
미중 경제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각국 경제 분야 안보 관리 중요성이 커진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올 초 미국이 전쟁을 이유로 대(對) 러시아 경제제재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대 러시아 교역 품목도 포괄적 전략물자에 묶여 수출길이 막힐 상황에 놓일 뻔한 적도 있다.
산업부는 이번 운영규정을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하고 적용 대상을 명확히 할 계획이다. 자칫 외국인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운영규정은 외국인이 국내에 공장·사업장을 짓는 그린필드형 투자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M&A형 투자 중에 대해서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외촉법 시행령 제5조에 따른 5개 분야에 해당할 때만 적용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 1~7월 M&A형 외국인투자신고 168건 예비검토 결과 경제안보 심사 대상은 한 건도 없었다”며 “안보심사나 운영규정에 영향을 받는 투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보심사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해 외국인 투자자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동시에 경제안보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