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자주 화재가 발생한 사례는 없었습니다. 기업 제품 리콜을 위해 대대적으로 나서는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부가 지난해 12월 위니아딤채 김치냉장고 리콜을 공표한 후 올해 8월16일까지 리콜 대상 제품 278만대 가운데 회수된 건 136만5000대에 그쳤다. 회수율은 49.1%다. 최근 5년간 한국소비자원 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김치냉장고 화재 296건 중 239건, 전체 80%가 위니아딤채에서 발생했다.
딤채 냉장고에서 유독 화재가 빈번한 것은 출시한 지 16년이 넘은 노후 제품이어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규정한 냉장고의 내용연수는 7년이다. 이 제품을 많은 사람이 구매했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위니아딤채는 1995년 출시 이후 26년째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업계에서는 뚜껑형 제품 구조도 화재에 일조한다고 본다.
위니아딤채가 리콜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리콜을 알리고 보상 판매를 실시했다. 소비자원과 노후한 김치냉장고를 대상으로 안전 점검에도 나섰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리콜은 지지부진했다. 당시 딤채를 산 고객이 현재 60~70대 이상의 노인이어서 리콜 정보를 접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278만대나 팔렸는데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제품에서 이틀에 하루꼴로 불이 났다”며 “한 기업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회와 국가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인식 하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뭉쳤다”고 설명했다.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소방청과 전기안전연구원, 한국도시가스협회 등과 ‘민관합동 노후 김치냉장고 화재예방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힘을 합치기로 했다. TF 관계자는 “당초 위니아 측에서는 자발적으로 리콜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브랜드 이미지 실추 등을 우려했지만, 화재가 지속해서 발생해 기업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위니아딤채를 설득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산업부와 소비자원은 공동으로 리콜을 발령했다. 연평균 9만건이었던 리콜은 공표 8개월 만에 22만건을 넘었지만, 141만5000대를 더 회수해야 한다. 이를 위해 24일까지 17개 시·도와 `리콜 김치냉장고 찾기 운동`을 이어간다. 고령층도 리콜 사실을 인지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와 시·군 소식지 등 홍보자료, 통·리장을 통한 배포, 전광판, 카드뉴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지역언론 등을 통해 알리는 중이다.
전국 약 8000명의 전기·가스안전 점검원 도움도 받는다. 이들이 점검을 위해 세대를 방문할 때 해당 김치냉장고를 발견해 신고하면 위니아딤채가 모바일상품권도 증정하는 방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 전기요금고지서에도 위니아딤채 리콜 내용을 홍보할 계획”이라며 “국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