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일성 "소련은 믿을 수 없고 중공은 믿지 않는다"

장영은 기자I 2016.04.17 16:02:30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북한 김일성 주석은 1980년대 초반 “소련(러시아)은 믿을 수 없고(cannot rely on), 중공(중국)은 믿지 않는다(doesn‘t rely on)”고 말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17일 외교부가 공개한 1980년대 외교문서에 따르면 주한 미국대사관의 몬조(Monjo) 공사는 1980년 3월4일 박쌍용 외무부 정무차관보와의 면담에서 “최근 홀브룩 차관보(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시아누크(캄보디아 전 국왕)간 면담 내용”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김일성은 시아누크에게 남침할 의사가 없으며, 미국과 싸울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시아누크는 김일성의 건강에 대해 “건강이 좋은 편이 아니며, 목 뒤의 혹은 눈에 띌 정도로 크다”고 언급했다.

시아누크는 북한에서 망명생활을 하는 등 김일성 주석과는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1980년대 초반 북한과 이란간 군사협력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박쌍용 정무차관보는 1980년 7월 몬조 공사와의 면담에서 “세이셸(Seychelles)에서 제복을 입은 북한군이 목격됐고, 방글라데시 군인 100여 명이 북한에서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며 미측에 확인을 요청했고, “만일 이 첩보가 확인된다면 북한의 혁명수출과 다름없기 때문에 매우 중요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란이 1985년 이라크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이란을 지원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당시 이란군이 소련제 미사일에 익숙지 않았음에도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하자 제3국에서 병력을 지원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북한의 협력 가능성이 가장 유력시됐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1980년대에 독일의 무역회사를 통해 밀수입한 미국산 500MD 헬리콥터를 이란에 재판매하려고 시도했던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북한은 1983년부터 2년 동안 독일의 ‘델타 아비아’사를 통해 미국의 휴즈사가 설계하고 맥도넬 더글라스(MD)사가 조립제작한 500MD 정찰헬기 87대를 밀수입했고, 전량 이란에 재판매하려 했다.

외교부는 당시 심각한 외화난을 겪고 있던 북한이 이를 해소하고자 500MD를 판매하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보유 중인 500MD 가운데 일부는 2013년 7월 27일 평양시내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에 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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