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상철 부회장은 탈통신의 혁신성을 강조하며 “네트워크에 브레인이 들어오면서 인프라와 콘텐츠가 섞일 것”이라고 언급한 반면, 김상헌 사장은 망중립성을 강조하면서 “통신은 국가가 허가한 과점산업이니 인터넷의 추구하는 바와 달라야 한다”고 말해, 정책 측면에선 온도 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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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2020년이 되면 1천억 개의 센서가 사물과 연결될 것이라며, 서비스 개념이 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공급자가 정의하는 ‘어떤 서비스인가’를 넘어 ‘무엇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인가에 주목하게 되며, 나(고객)만을 위한 서비스가 되면서, 융합(Convergence), 개인화(Personalization), 공유(Social Sharing)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그는 “카톡의 이모티콘은 감성이 들어간 대표적인 콘텐츠”라면서 “앞으로의 콘텐츠들은 ‘사랑해~’라고 이야기 하면 단말기가 부르르 떠는 등 브레인과 이모션, 비디오가 가미된 게 쏟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사장 역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대세라면서, 페이스북이 직원 수 55명에 불과한 2009년 창업기업 왓츠앱을 190억 달러에 인수한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페이스북의 경우 다수에게 소수의 메시지를 전송하는 컨셉이라면, 왓츠앱은 소수에게 다수의 메시지를 전송하는 컨셉인데, 계속 사람들의 관심을 다른 서비스로 어떻게 끌고 갈 것이냐가 제일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경계 허물어져…망 중립성은 이견
통신과 인터넷의 경계는 이미 허물어지고 있으며, 모바일 시대의 절대강자는 다음카카오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 사장은 “카카오톡의 한 달 이용자 수는 2500만 명인데, 이용률이 99%나 된다. 네이버의 검색 고객은 70%, 통신 강자인 SK텔레콤은 50% 고객을 쥐고 있지만, 카톡처럼 게임도, 뮤직도, 뉴스토픽도, 결제도 뱅킹도 하는 곳은 단군 이래 최초”라고 평했다. 이어 “네이버가 앞으로 뭘 더하지, 이런 것은 의미가 없고 어떻게 네이버를 불태우고 초연결 플랫폼 시대로 나아갈 것인가가 관심”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통신과 인터넷의 역할을 가르는 망중립성 문제는 이견을 보였다.
김 사장은 “통신업의 매출은 2013년에 45조,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매출 합은 3조 500억원에 불과하다”면서 “인터넷 기업들은 광고도 안하고 돈도 많이 번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이해에서 나온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통신사업은 국가가 허용하는 과점산업이어서 정부가 독과점을 보장하고 있다. 카톡 감청 이슈가 나오면서 텔레그램으로 300만 명이 넘어갔지만, 통신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망을 가진 회사는 인프라를 깔아야하고, 그 위에서 혁신이 일어나는 것은 인터넷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망을 까는 것을 뛰어넘는 통신사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기존의 콘텐츠(C), 플랫폼(P), 네트워크(N), 디바이스(D)라는 밸류 체인을 뛰어넘어, 네트워크(통신망)도 다양한 센서들이 깔리고 클라우드와 빅데이터가 올라가면서 인프라와 콘텐츠가 뒤섞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런 상황을 예전에는 ‘빨리 달리기’만 네트워크인 줄 알았는데, 브레인이 들어오면서 모든 생활이 바뀌고 통신사 역시 서비스 모델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의 과제로 빠른 스피드의 네트워크, 네트워크와 결합한 정확한 센싱(sensing) 능력, 인공지능과 빠른 처리(프로세싱) 능력을 갖춘 클라우드 등을 언급하면서, 통신사로서 개인화 서비스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