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STX(011810)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포스텍의 IT(정보기술) 사업부문 분할매각이 무산되며 자율협약 체제도 위태롭게 됐다.
23일 포스텍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따르면 일부 비협약채권자의 반대로 포스텍의 IT 사업부문 물적분할 방안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물적분할을 전제로 포스텍 자율협약 체결 동의서를 만들고 있던 우리은행은 고민에 빠졌다. 당초 추진하고 있던 정상화 방안은 자율협약 채권단이 신설 회사(STX아이씨티)의 주식을 담보로 잡은 뒤 8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식이었는데, 이런 계획이 어그러졌기 때문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물적분할이 진행되는 것을 살펴보면서 자율협약 체결 동의를 결정하려고 했는데 이제 방향을 틀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IT사업부문을 분할하겠다는 내용 없이 신규 자금을 지원하자는 안건에 채권단이 과연 동의를 해줄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채권단의 경우 담보 등의 확실한 ‘보장’ 없이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데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신규 자금 지원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실사 결과를 봐도 포스텍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많이 높은 게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열린 포스텍 실사설명회에서는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포스텍의 계속기업가치는 1308억원으로 청산가치 924억원보다 384억원 많다는 결론이 나왔었다.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신규자금 규모는 800억원으로 책정됐다. 채권단이 이미 지원한 300억원을 포함하면 총 지원금액은 1100억원인 셈이다.
이에 따라 당초 다음주에 동의 절차에 착수하려던 계획도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물적분할 없이 IT사업 부문만 매각하는 방안은 계속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채권자 동의 절차를 밟지 않아도 매각이 가능하다.
한편, 포스텍에는 그룹의 IT 운영을 관리하는 사업부문과 조선 기자재 등을 운송하는 물류 사업부문 등 2개 사업 기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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