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판매회사와 송·배전 회사로 쪼개라"

윤종성 기자I 2013.01.09 12:00:13

남일총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주장
"전력산업 구조, 경쟁체제 확대해야"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한국전력(015760)공사와 발전 자회사들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현재의 전력산업 구조를 경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쟁 확대의 일환으로 한전을 판매회사와 송전·배전 회사로 분리하고, 판매회사에게는 발전단계에 대한 진출과 일부 발전자회사에 대한 완전한 소유와 통제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남일총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9일 ‘전력산업 위기의 원인과 향후 정책방향’ 보고서를 통해 “2001년 전력산업의 구조를 개편하고 경쟁을 도입하했지만, 효과적인 경쟁체제를 확립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구조개편 이후 전력설비에 대한 투자와 전력생산은 발전업체 간의 경쟁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지만, 전력산업에서 경쟁의 실질적인 효과를 결정하는 시장거래제도의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인해 효과적인 경쟁이 이루어지기 않고 있다는 게 남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이어 “독점으로 남아 있는 송전·배전· 판매에 대한 요금규제 제도와 한전 및 발전자회사들의 지배구조는 구조개편 이전의 공기업 독점체제 시기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그 결과 한전과 자회사의 내부 비효율과 전력산업 내 자원배분의 비효율이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수년간 발생했던 ▲만성적인 수급위기 ▲설비 부족 현상의 장기화 ▲전력 과소비 ▲한전의 대규모 적자 누적 등의 문제는 구조개편 이후 지속된 전력산업 내 자원배분의 비효율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남 교수는 “전력산업을 정상화하고 효율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전력산업에 대한 경쟁정책을 강화하고, 요금과 공기업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이윤동기와 경제효율에 입각한 선진국형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매전력시장은 PJM 등 미국 동부시장에서와 같이 가격상한하에서 직접적인 가격경쟁을 허용하고, 용량시장은 설비투자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해 현재의 스팟시장 대신 용량에 대한 선도계약시장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또 “송전, 배전, 판매 요금을 구분해 각각에 대해 정상적인 투자보수율 규제를 도입한 후 조기에 가격상한규제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면서 “한전과 발전자회사들에 대해서도 민간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이윤동기와 경영자율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한전의 판매회사와 송전·배전 회사로의 분리 ▲분리된 판매회사의 발전단계에 대한 진출 ▲판매회사의 일부 발전자회사에 대한 완전한 소유와 통제 허용 및 나머지 발전회사들과의 소유관계 정리 등이 추진돼야 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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