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선자는 기업규제에 대해서는 과감한 개혁을 외치고 있다. 규제를 깨 투자확대 고용증가 소득증가 등 경제적 이득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주택시장을 옥죄고 있는 과도한 규제를 풀어주는 게 원칙적으로 맞다. 그러나 그 목적은 거래 활성화를 통한 시장안정이 돼야 한다. 기존 주택은 보유세와 양도세, 분양 주택은 전매제한과 대출규제를 시장상황에 맞게 손질하는 게 급선무다.
그렇다고 해서 급하게 서두를 것은 없다. 급작스런 규제완화는 집값상승이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므로 템포 조절이 필요하다. 또 신혼부부 12만가구 공급과 같은 포퓰리즘 정책은 거둬들이는 게 좋다.
◇세금완화로 거래 물꼬 터라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인하는 세부담 형평성은 물론이고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올해 부동산 거래는 작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이로 인해 관련업종까지 심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는 투기 목적으로 집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세금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다만 1채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1주택 보유자까지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국민 정서에 반한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고가주택의 기준을 현행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참여정부 5년 동안 집값이 2배 정도 올랐기 때문에 고가주택의 기준점을 높여도 문제가 없다.
◇전매제한 기간 줄여라
가장 관건은 거래의 숨통을 트는 것이다. 현재는 종부세 때문에 집을 팔려고 해도 양도세 무서워서 집을 팔지 못한다. 집을 넓혀가려는 교체 수요자들의 정상적인 거래도 가능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일시적 2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기간을 현행 신규주택 매입 후 1년에서 2-3년 정도 늘리는 것도 방안이다.
미분양 주택 해소책도 보완해야 한다. 참여정부는 공공과 민간에서 2만5000가구의 미분양 주택을 매입키로 했지만 역부족이다.
현재 미분양 주택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은 10만 가구에 달한다. 미분양 주택이 쌓이면 중소 건설사들은 경영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중소 건설사들이 부도에 휩싸일 경우 금융권 위기는 물론 사회적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을 줄일 필요가 있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는 계약 후 최대 10년간 집을 팔 수 없다. 또 가족 모두가 다른 아파트에 10년간 청약조차 못한다.
전문가들은 지방은 최소한의 전매제한 기간만 두고 수도권의 경우도 지역에 따라 전매제한 기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섣부른 규제완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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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차기 정부는 집값 안정이 전제돼야 규제를 풀 수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또 규제는 풀지만 이에 따른 개발이익 환수도 철저히 하겠다는 의지를 정책으로 제시해야 한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재건축은 집값 상승의 도화선이란 점에서 잘못 건드릴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충분한 보완장치를 만들어 놓고 (규제 완화를)실행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혼부부 12만가구 공급 재검토하라
신혼부부에게 매년 12만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정계층에게 주택공급을 집중할 경우 수급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수가 전체가구수의 25%인 350만가구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신혼부부 30만쌍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숲은 못보고 나무만 보는' 근시안적 정책이라는 것이다.
특히 날로 급증하는 1인가구, 고령자가구의 주택문제가 시급한 사회현안으로 부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혼부부 주택문제에 `올인`하는 것은 정책 우선순위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정책은 2012년까지 매년 10만가구씩 공급키로 한 국민임대주택과 충돌하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국민임대주택의 일정 물량을 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방향으로 궤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