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건설기계, 작년 美 매출액 47%↑..中 60%↓
HD현대인프라도 美·유럽 비중 34%, 中 2배 웃돌아
두산밥캣, GME 호조로 작년 매출액 1조 돌파
올해 북미시장 성장세 전망..콤팩트·친환경 신제품 출시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효과가 본격화하지 않는 가운데 국내 건설기계 업체들은 올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 기대감이 높은 북미 지역 등 선진 시장을 집중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올해 미국 등 선진 시장은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탈중국화 흐름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북미 매출액이 6456억원으로 전년보다 47% 증가했다. 매출 비중도 전체 13%에서 18%로 크게 확대됐다. 반면 중국 매출액은 7267억원에서 2880억원으로 60% 가량 축소됐다. 22%에 달하던 매출 비중도 8%까지 쪼그라들었다. 제로코로나 정책 지속으로 중국 수요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 HD현대건설기계가 인도 현지 푸네 공장에서 생산하는 14톤 크롤러 굴착기 모델. (사진=HD현대건설기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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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인프라코어도 중국 시장의 부진을 선진·신흥 시장이 대체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건설기계사업 매출액은 5963억원으로 전년보다 45.9% 줄어든 반면,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 매출액은 1조2825억원으로 24.1% 증가했다. 매출액 비중도 북미·유럽이 34%를 차지하며, 중국(16%)을 크게 웃돌았다.
두산밥캣은 견조한 북미 수요를 바탕으로 신사업인 농업 및 조경 장비(GME) 제품의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두산밥캣의 북미 시장 매출액은 3억5500만달러에서 4억8200만달러로 36% 성장했다.
올해 건설기계업체의 북미시장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Infrastructure Investment and Jobs Act, IIJA)’에 따르면 미국은 8년에 걸쳐 1조2000억달러(한화 1400조원)를 투입해 도로, 철도 등 인프라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월 미국 건설장비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94포인트로 전년 동기대비 12% 급증했다. 최근 1년 내내 매월 사상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2월 기계장비 전체 PPI도 172포인트로 전년보다 8% 상승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인프라 관련 PPI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그만큼 미국 경기가 좋다는 것으로 해석한다”면서 “지난해 2분기부터 시작된 북미 인프라 관련 호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국내 건설장비업체들도 북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 관계자는 “북미 대형 딜러 및 신규 채널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면서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10t급 불도저를 새롭게 출시했는데 미니 굴삭기(MEX) 신제품 출시 등 선진 시장에서 선호하는 콤팩트(소형 건설기계)장비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3개 건설기계 전시회인 ‘콘엑스포(ConExpo) 2023’에서 새 브랜드명 ‘디벨론(DEVELON)’을 공개하기도 했다.
| 두산밥캣 콤팩트 트랙터 제품. (사진=두산밥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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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유럽 등 선진 시장 공략을 위한 친환경 제품 출시도 잇따를 전망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올해 상반기 중 1.7t급 미니 전기 굴착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15t급 수소 굴착기 개발도 완료했다. 두산밥캣은 현재 1~2t급 전기굴착기와 완전 전동식 트랙로더를 출시한데 이어 연내 3t급 전기 굴착기와 전기 잔디깎이 등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자율 작업기능, 원격 조정, 텔레매틱스(차량용 무선통신) 기반 장비 관리 등 기술 고도화도 추진 중”이라면서 “무인 잔디깎이도 올해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