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업그레이드)①위기딛고 다시 일어선 포털

임일곤 기자I 2009.12.09 13:30:00

글로벌 금융위기로 온라인광고시장 위축
전문CEO 영입, 체질개선 등 `능동적 대응`
경기회복 기대로 주요 포털 실적 회복

[이데일리 임일곤기자] 인터넷 포털과 게임 등 온라인 기업들은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의 터널을 가장 슬기롭게 빠져나오고 있는 산업군으로 꼽힌다. 포털은 전문경영인 영입을 비롯한 경영 효율화와 체질개선으로 온라인광고 침체기를 잘 극복하고 있다. 주력서비스인 검색서비스 차별화와 함께 모바일과 웹하드 등 신무기 장착을 통해 차세대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게임업계 역시 잇단 대작게임 출시와 해외시장 개척 등으로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적극적인 해외진출로 수출 효자산업이자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데일리는 `클릭!업그레이드` 기획기사를 통해 포털의 진화와 게임업계 해외진출 사례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그 의미를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광고를 한번 하려면 비용이 얼마나 들까. 네이버 첫화면 상단 배너광고 단가는 최소 1000만원, 오른쪽 중단에 들어가는 박스형태 배너광고는 6000만~900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단순한 비교일 수 있으나 일간지나 경제지 등 신문 지면에 드는 광고비가 보통 1000만~1500만원임을 감안하면 포털 광고단가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포털은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광고수단이다.
 
실제로 한국광고주협회가 지난 9월경 18세 이상 성인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가 KBS, MBC에 이어 네이버 순으로 집계됐다. 포털이 웬만한 방송이나 신문사보다 영향력이 더 크다는 것은 이제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 됐다. 
 
포털은 디스플레이(배너) 광고 말고도 키워드 검색광고도 서비스하고 있다. 키워드 검색광고는 `꽃배달` 같은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업체 리스트가 노출되는 방식인데, 검색을 본연으로 하는 포털의 주력사업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포털은 광고로 돈을 벌다 보니  경기에 민감한 산업이다.
 
올해 초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035420)은 매년 발표하던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예외적으로 내놓지 않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작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 여파로 온라인 광고시장 예측이 어려웠기 때문였다.
 
게다가 올해에는 정부와 정치권에서 포털을 규제하는 법안이 쏟아져 나오면서 업계를 옥죄기도 했다. 인터넷산업 발전과 함께 고공성장하던 포털산업에도 바야흐로 위기가 찾아온 셈이다.
 
▲ 제주도에 위치한 다음 글로벌미디어센터(GMC) 내부 모습이다.


◇ `경기침체+정부규제` 우울한 시작

올해는 모든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포털업계도 어려운 한 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경기에 민감한 광고시장이 침체에 빠졌고, 포털 온라인광고 역시 당연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
 
포털을 규제하려는 정부와 정치권의 움직임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분류하면서 제동을 걸었다.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공정위의 이같은 판단이 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최종 판결까지 무려 1년이 걸렸다.
 
정부 여당은 미디어 관련법안을 상정하면서 인터넷포털의 모니터링 의무화 조항을 신설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당연히 네티즌의 표현의 자유를 크게 훼손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 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크게 우려를 표시했다. 
 
NHN의 경우 웹보드게임 한게임이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규제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 전문경영인 세대교체..체질개선 본격화

줄곧 고공성장을 지속하던 포털산업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업계도 체질 개선에 들어가며 능동적으로 대응했다.  
 
▲ NHN은 올해 3월 언론사 출신 최휘영 대표(왼쪽)에서 법조계 전문가인 김상헌 대표(오른쪽)로 세대교체했다.

올초 NHN과 다음은 대기업 내지는 일선 경영현장 등에서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쌓은 관리형 전문경영인을 CEO로 새로 영입했다. 
 
다음(035720)은 라이코스코리아 최고재무관리자(CFO)와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 대표 등을 역임한 최세훈 씨를, NHN은 서울지법 지적소유권 재판부 판사 등을 역임하고 LG 역사상 최연소 부사장에 오른 바 있는 김상헌 씨를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SK컴즈(066270)도 작년에 미국 MIT 경영대학원을 나온 SK텔레콤 출신 주형철 대표가 취임했다.
 
주요 포털 대표이사가 교체되면서 경영전략 역시 조금씩 궤도를 수정하고 있다. 
 
▲ 다음도 올해 2월 언론사 출신 석종훈 대표(왼쪽)에서 재무 전문가인 최세훈 씨(오른쪽)로 대표이사를 변경했다.

NHN은 법조계 출신 대표를 내세워 경영 효율성과 안정성에 무게를 뒀다.
 
사이버모욕죄 도입과 모니터링 의무화 등 정부에서 추진하는 인터넷 규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했고, 경영 효율화와 합리화도 동시에 추진했다.

지난 5월에는 광고영업을 하는 NBP를 설립해 따로 떼어냈다. 광고영업 인건비를 크게 줄인 대신 이익률이 높은 게임사업을 그대로 남겨놓으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은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조직 중 업무 연관성이 높은 본부와 부서간 시너지를 확대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했다.
▲ SK컴즈는 지난 2008년 7월경 조신 대표이사(왼쪽)에서 SK텔레콤 무선인터넷사업추진팀장 등을 역임한 주형철 씨(오른쪽)로 대표를 바꾸었다.
올해 초부터 광고나 인력 충원을 이례적으로 줄여 영업비용을 체계적으로 통제했다.

SK컴즈는 그동안 낮은 검색 점유율로 인해 온라인광고에서 사업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을 타개하기 위해 사이트를 통합하고 신규 서비스를 확대했다.
 
따로 분리해 운영하던 네이트와 싸이월드 사이트를 하나로 합치고, 업계 최초로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는 `시맨틱` 검색을 선보이며 검색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로 광고시장 훈풍

올해 하반기들어 경기가 되살아나는 조짐이 보이자 온라인광고시장도 차츰 숨통이 트이고 있다. 
 
주요 포털들의 실적도 회복되고 있다. 
 
NHN의 경우 지난 상반기 3.9~4.5%에 불과했던 전년동기대비 검색광고 매출 성장률이 3분기엔 9.6% 수준으로 회복됐다. 디스플레이광고 성장률 역시 지난 1분기 마이너스 11.4%에서, 2분기 0.4%로 돌아섰고, 3분기에는 9.9%를 기록했다.

다음은 검색광고 파트너를 구글에서 오버추어로 변경하면서 매출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오버추어 효과로 내년 다음 매출 증가액이 검색광고 분야에서만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해 매출액 10%에 달하는 규모다.
 
SK컴즈도 최근 검색 점유율 상승과 신규 서비스 확대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내년에는 의미있는 매출 성장과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SK컴즈 통합사이트 네이트는 지난달 기준 검색쿼리 점유율이 6.4%로 3개월만에 2% 포인트 상승했다. 내년에는 월드컵과 같은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고 광고 경기 전반이 회복되면서 성장세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국내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섬에 따라 올해 역성장을 기록한 포털의 온라인광고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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