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시중은행 PB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투자실패에 대한 부담과 가격 하락 우려가 커지며 해외부동산 투자가 날로 시들해 지고 있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시작된 작년에는 거액 자산가들이 해외부동산으로 눈을 돌려 투자를 문의해 오는 경우나 실제 투자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유학 중인 자녀에게 집을 마련해 주려던 사람들도 포기하고 있다는 게 은행 PB들 말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양도세나 보유세 등의 부담이 적은 해외부동산 투자에 대해 문의해 오는 고객들이 많았지만 올 들어서는 관심이 뚝 끊긴 듯하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통계치로도 확인이 된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6월 해외부동산 취득 건수는 총 185건, 투자금액은 6800만달러로 작년 동기 286건, 1억4100만달러에 비해 54.3%(금액 기준) 줄었다. 건당 평균 취득금액도 작년 6월에는 47만달러였지만, 올해 6월에는 37만달러로 축소됐다.
해외부동산 투자는 작년 하반기 이후 감소세가 뚜렷하다. 분기별 해외부동산 취득 금액 규모는 2006년 2분기 처음으로 1억달러를 넘어(1억1200만달러) 작년 2분기에는 3억9400만달러까지 커졌다. 그러나 3분기 3억1200만달러, 4분기 2억1800만달러로 줄어든 데 이어 올 2분기에는 1억8000만달러까지 내려앉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안투자의 하나로 유행처럼 번졌던 해외부동산 투자가 시들해진 이유에 대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등에 따른 여파와 세계적인 부동산 가격 하락세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환율이 네자릿수로 오른 점도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 시중은행 PB센터 관계자는 "해외부동산 투자는 `기회이자 모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실패 사례가 적지 않고, 투자 안전도 확신하기 어렵다"며 "미국 등 북미 지역은 집값 하락 양상이 계속되고 있고,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도 시장이 과열된 상태라는 우려가 있어 투자를 권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