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은재기자] 파워스프레드의 탄생은 발상의 전환에서 가능했다. 시장의 상황과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이후 구조화채권을 둘러싼 아이디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초창기 선도금리를 이용한 단순 변동금리부채권(FRN)과 인버스FRN(Inverse FRN)이 등장한 이후,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를 이용한 듀얼 인덱스 FRN(Dual Index FRN), 외국과 국내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 차이를 이용한 콴토스왑(Quanto Swap), 이어 다양한 금리옵션을 더해 수익률 높인 상품에 이르기까지 채권 구조는 발달과 진화의 과정을 거쳤다.
올해들어 새롭게 등장한 구조화채권 역시 투자자의 기대수익과 발행기관의 비용 감소 모두를 위해 끊임없이 거듭났다.
본드스왑스프레드의 역전 현상을 이용한 파워스프레드, 리보금리차를 이용한 콴토라이보스프레드 어크루얼, 금리 변동성 확대에 베팅하는 볼노트(VOL Note) 등 다양한 상품이 시도됐다.
◇ `생각을 바꾸면 채권이 나온다`
채권시장이 파워스프레드에 열광한 이유는 투자자나 발행자 모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탄생 배경은 아주 단순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파워스프레드를 처음 고안한 BOA의 김재범 상무는 "스왑스프레드의 역전 현상을 이용한 상품을 만들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당연히 그런 것으로 받아들였던 본드스왑스프레드의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발상의 전환을 이룬 것이다.
BOA에서 첫 발행된 이후 외국계 스왑뱅크를 중심으로 `발행할 수만 있다만 발행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아이디어만으로는 되는 것은 아니다. 스왑스프레드의 역전을 이용한 상품은 파워스프레드 이전에도 있었다. 신한은행이 2003년에 금리스왑 연동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상품개발 과정에서 신규대출로 한정해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
◇ 구조화채권은 `트렌드`..시장 상황따라 `유들유들`
구조화채권은 발행 당시 시장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예를 들어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대두될 경우 장단기 금리차를 인덱스로 하는 상품이 증가한다.
지난해 4월 이후 스프레드 형 구조화채 발행이 늘다가 4분기 들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자율스왑 5년금리와 1년을 인덱스로 하는 레버리지 스프레드 어크루얼(Leverage Spread Accrual)이 3월, 4월, 6월에 1000~1500억, CMT 스프레드 어크루얼도 2분기에 소규모 발행됐고 8~9월에 총 2500억원이 시장에 나온 이후 시들해졌다. 콴토라이보 스프레드 어크루얼 역시 8월에 2700억원이나 팔렸지만 이후 급감했다.
시중은행 구조화채권 발행담당자는 "장단기 금리차를 이용한 채권이 많았지만 하반기들어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하면서 발행이 뜸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 역시 이자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채권은 꺼렸고 투자자 중심의 시장에서 구조화채권은 변모했다. 일부 발행이 되더라도 좀 더 안전한 구조로 설계됐다.
파워스프레드가 성공한 것도 시장의 상황이 맞았기 때문. 워낙 저금리라 고금리에 대한 수요가 컸던데다 CD91일물 금리가 국고채 3개월 금리보다 낮아지는 상황은 웬만해서는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이용한 것도 성공의 비결이다.
파워스프레드은 또 CD91일물과 국고채 3개월물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이자지급일 직전 전일 금리 기준에서 연평균 금리로 수정되는 진화를 보여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