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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부담에 숨고르기…다우만 웃었다[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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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8.06 05: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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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거래일째 상승' 다우 사상 최고치
나스닥은 AI 투자 부담에 발목
스페이스X는 상장 후 최대 낙폭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5일(현지시간) 뚜렷하게 엇갈린 하루를 보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63.24포인트(0.49%) 오른 5만4349.12에 마감하며 5거래일 연속 상승,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17% 내린 7723.5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83% 하락한 2만6363.44에 마감했다.

S&P500은 이날 장중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기도 했지만 결국 나흘 만에 상승 행진을 멈췄다.

(사진=AFP)
(사진=AFP)
이날 숨고르기에도 이번 주 뉴욕증시 전반의 상승 동력 자체는 살아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S&P500은 전날 사상 처음 7700선을 돌파하며 종가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고, 다우 역시 전날 최고치를 새로 쓴 바 있다. 최근 4거래일간 S&P500 시가총액은 3조7000억달러(약 5264조원) 불어났는데, 이는 2025년 4월 이후 최고의 4일간 성과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가는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이 확실히 돌아온 모습”이라며 “최근 며칠간의 변동폭은 역사적으로 봐도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 독점 발언에 다우만 웃었다

지수 엇갈림의 핵심 배경은 엔비디아를 둘러싼 발언이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 콜에서 “스페이스X는 앞으로 인공지능(AI)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엔비디아 프로세서만 독점적으로 사용하겠다”며 “엔비디아가 최고의 AI 컴퓨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에 힘입어 엔비디아 주가는 3.4% 상승했고, 다우지수 내 비중이 큰 만큼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같은 발언이 나스닥에서는 정반대로 작용했다.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AMD는 이번 발언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시장 기대치를 소폭 웃도는 데 그친 실적 가이던스까지 겹치며 7% 하락했다. 여기에 알파벳도 4% 밀렸다. 알파벳 산하 구글이 AI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27년간 몸담았던 제프 딘 수석과학자를 비롯해 AI 분야의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점에 핵심 성장 부문의 리더십 공백 우려가 불거진 셈이다. 대형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특성상 엔비디아 한 종목의 강세만으로는 AMD·알파벳의 동반 약세를 상쇄하기 역부족이었다.

스페이스X, 상장 후 최대 낙폭…AI 투자 부담 재확인

이날 최대 낙폭 종목은 13.6% 하락한 스페이스X였다. 지난 6월 상장 이후 스페이스X가 기록한 최대 낙폭이기도 하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스페이스X는 2분기 자본지출이 전년 대비 6배 급증한 184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 자체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지출 대부분이 AI 인프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의 AI 투자 부담 우려를 다시 자극했다. 여기에 6일부터 1010억달러 규모의 보호예수(락업) 물량이 시장에 풀리는 점도 매도 압력을 더한 것으로 풀이된다.

AI를 둘러싼 이런 온도차는 이번 실적 시즌 전반의 화두이기도 하다. 앞서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75% 이상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31.1% 늘어 2021년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기술 섹터 순이익은 72% 급증했다. 월가에서는 이 같은 실적 강세 덕에 S&P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0.4배로, 지난해 말 22.2배보다 오히려 낮아졌다는 점을 근거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시장의 시선이 엇갈리는 지점도 분명하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하켓 전략가는 “이란과의 협상이 여전히 살얼음판인 만큼 최근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는 게 다음 과제”라고 신중론을 편 반면, 트루이스트의 키스 러너 전략가는 “실적은 여전히 우리의 북극성(투자 판단 기준을 의미)이고 경제는 회복력을 보이고 있으며 밸류에이션 부담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강세장에 무게를 실었다.

(사진=AFP)
(사진=AFP)
구리 사상 최고치, 금값도 급등…쉐이크쉑 9%↑

업종별로는 원자재 시장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구리 가격은 1.3% 오른 파운드당 6.7275달러로 1988년 이래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연초 대비 19%, 이란 전쟁 발발 이후로는 11% 올랐다. 금 현물도 4.2% 급등한 온스당 4247.37달러를 기록해 지난 6월 18일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개별 종목에서는 셰이크쉑이 행동주의 펀드 스타보드밸류의 지분 매입 소식에 9% 가까이 뛰었다. 스타보드밸류의 제프 스미스 CEO는 블룸버그에 수억달러 규모의 지분을 확보했다며 회사의 최대 액티브 주주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매출이 예상을 소폭 밑돌았음에도 주당순이익(EPS) 서프라이즈와 테마파크 부문의 견조한 흐름에 힘입어 3% 넘게 올랐다. 모건스탠리의 션 디플리 애널리스트는 “마음에 드는 부분이 많다”며 목표주가 123달러(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제시했고, 웰스파고와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각각 비중확대·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국채금리 안정…시선은 금요일 고용보고서로

채권·외환·원자재 시장은 상대적으로 잔잔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4.61%로 보합권을 유지했고, 달러인덱스는 0.2% 내렸다.

국제유가는 혼조세를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은 0.73% 내려 배럴당 75달러 선에서, 브렌트유 10월물은 0.11% 올라 배럴당 79.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란이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적 경로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유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지만, 협상 세부 사항과 선박 공격 우려가 남아있어 유가 방향성은 뚜렷하지 않았다.

한편 7월 미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1로 전월(54.0)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컨센서스(54.5)에는 못 미쳤다. 고용지수는 47.4로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해 채용 둔화 조짐을 보였다. 시장은 이 흐름이 오는 7일 발표되는 7월 미 고용보고서에서 확인될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여전히 높은 물가에 집중할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지금부터 점진적으로 정책금리를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라크 남부 도시 바스라 외곽에 위치한 나흐르 빈 우마르 유전 및 가스전 (사진=AFP)
이라크 남부 도시 바스라 외곽에 위치한 나흐르 빈 우마르 유전 및 가스전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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