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복당파문 극적 수습…친박·비박 차기 전대 진검승부(종합)

김성곤 기자I 2016.06.19 15:49:37

일괄복당 후폭풍, 김희옥·정진석 전격회동으로 극적 봉합
‘집안싸움’ 여론부담 느낀 친박 ‘수위조절’에 비박도 ‘확전자제’
차기 당 대표 권한 막강…친박·비박,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유승민 의원의 복당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계파갈등이 사흘만에 극적으로 봉합됐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이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과를 수용하면서 당무 복귀 가능성을 내비친 것. 분당(分黨)이라는 극단적인 위기상황이 수습된 것이다. 만일 김 위원장이 당무를 거부하고 사퇴를 고집했다면 당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었다. 최악의 경우 비대위 좌초는 물론 차기 전당대회 개최마저 불투명해진다.

다만 당 내홍 사태의 수습에도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이번 복당논란의 과정에서 뿌리깊은 계파갈등 구조가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자존심을 구긴 친박계가 전열을 재정비해서 당권장악에 나서고 비박계 역시 총력전으로 맞대응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 남은 것은 친박·비박의 차기 전대 진검승부다.

◇‘더 이상의 분열은 공멸’ 여론부담 느낀 친박·비박, 확전 자제 선택

유승민 복당허용 후폭풍이 정리된 것은 양대 계파의 전략적 후퇴 때문이다. 총선참패 이후 두 달 여가 지나도록 여전히 정신을 못차린다는 민심의 싸늘한 비판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

강공에 나섰던 친박계는 수위조절에 나섰다. 지난 16일 혁신비대위의 무소속 탈당파 의원 7명에 대한 일괄복당 허용 당시만 해도 ‘비대위 쿠데타’라면서 격렬하게 반발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유승민 복당을 성토했던 친박 강경파 일부는 당내 의견수렴 절차가 미진했다면서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퇴까지 촉구했지만 공개사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는 친박 좌장격인 8선의 서청원 대표와 친박 중진들이 비대위 결정의 수용을 촉구한 데다 비대위의 일괄복당 결정을 뒤집을 만한 명분은 물론 현실적 수단도 없었기 때문이다.

비박계 역시 친박계의 ‘비대위 쿠데타’ 공세에 강력 반발했지만 이후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이는 표결절차에 하자도 없고 복당 권한은 비대위의 전결사항인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자신감 때문이었다. 특히 친박계의 정진석 원내대표 사퇴 주장에는 “제2·제3의 유승민 사태를 만드는 것”이라고 성토했지만 여론에 부담을 느낀 친박계가 수위조절에 나서자 비박계 역시 더 이상의 확전자제를 선택했다. 특히 김희옥·정진석 회동을 통해 복당파문이 큰 틀에서 수습국면으로 접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차기 전대서 집안싸움 재점화돌 듯

새누리당 계파갈등은 한동안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20일 정진석 원내대표의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시작으로 6월 임시국회가 본격화한다. 그러나 7월 5일 본회의 일정을 마치고 나면 당은 본격적인 전대 국면으로 진입하게 된다. 이때문에 차기 당권장악을 위한 친박·비박 계파간 세대결은 불가피한 양상이다.

특히 차기 당 대표의 책임과 권한은 막중하다. 내년 대선에서 대선후보 경선관리는 물론 4월 재보선 공천, 2018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까지 행사할 수 있다. 더구나 당 지도체제가 집단지도체에서 단일성 지도체제로 개편될 경우 차기 당 대표는 새누리당 역대 어떤 대표보다 무소불위의 파워를 행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휴지기에 접어든 계파갈등의 불씨가 당권경쟁을 계기로 활활 타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차기 대선국면에서 주도권 장악을 위해 친박이든 비박이든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총선참패 책임론 탓에 그동안 숨죽이며 정중동 행보를 유지해온 친박계는 이른바 ‘최경환 대세론’을 내세워 반전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당내 비주류인 비박계도 유승민 의원의 입당에 따라 구심점이 마련되면서 힘을 더 얻었다는 평가다. 물론 유 의원의 향후 행보가 당권인지 대권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차기 전대에서 ‘최경환 대 유승민’의 빅매치가 성사된다면 양대 계파의 전면전은 불가피하다. ‘유승민’을 키워드로 4.13 총선 공천파동, 6.16 일괄복당 과정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인 데 이어 차기 전대에서 마지막 총력전을 벌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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