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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방문한 중국에서 카드는 지갑이 아닌 핸드폰 속에 있었다. 중국인들은 가게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 우리나라처럼 ‘서명’이 아닌 단말기에 ‘비밀번호’를 입력해 결제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렇다 보니 결제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불편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은련이 개발한 터치형 결제서비스가 ‘퀵패스’(Quickpass)이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천향(여·21) 씨는 “전체 결제의 80~90%를 퀵패스로 한다”며 “더 높은 금액도 퀵패스를 이용해 결제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이 지엔뽀(蔡劍波) 유니페이인터내셔널(UPI) 총재는 “처음 시작은 중국인들이 해외 나가서 쓸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지만 이제는 해외국민들이 다른 나라에 가서도 쓸 수 있도록 큰 그림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은련은 퀵패스의 해외보급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3만대가 공급됐고 연말까지 10만대로 늘려 동북아 국가의 새로운 지급결제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BC카드와 손을 잡고 퀵패스 카드 발급을 시작하고 있다.
단말기를 까는 것은 곧 비용이다.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퀵패스 보급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차이 총재는 “모바일 핸드폰 결제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2억명이 넘어섰다”며 “많은 비용이 든 것은 확실하지만 NFC 인프라를 구축해놓은 것이 앞으로 모바일 결제시장을 헤쳐나갈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자, 마스터 등 기존 글로벌 카드사와 알리페이 등 온라인 결제시장의 강자와 싸워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모바일결제시장은 승패를 좌우하는 격전지가 될 것이라는 것이 은련의 판단이다.
그동안 비자·마스터라는 2강 체제에 있던 글로벌 카드시장의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신용평가·정보기술(ICT) 기술을 가진 우리나라는 새롭게 열리는 지급결제시장의 수익원을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은련 역시 세계 각국의 회사들이 참여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 차이 총재는 “은련은 주식회사인 비자, 마스터와 달리 은련과 제휴한 회사를 회원사로서 마케팅 방법, 수수료 등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토록하고 이익을 배분한다”며 “개방형 플랫폼을 통해 함께 업무를 발전시켜 회원과 회원사들이 사랑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