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경남 산청·하동 산불, 화선 1㎞ 남기고 ‘난항’

박진환 기자I 2025.03.29 18:11:02

29일 일몰 전까지 진화율 99%서 멈춰…야간진화체계 전환
장비·인력 대거 투입했지만 식생·지형적 요인에 진화 어려움
지리산권역 낙엽층 깊이 최대 100㎝…산불 지중화 양상까지

[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경남 산청 산불이 9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9일 마지막 화선인 지리산권역에 대한 주불 진화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8일 산불 특수진화대원들이 지리산 권역에서 산불 진화를 하고 있는 가운데 지리산의 두터운 낙엽층으로 진화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산림청 제공)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경남 산청 산불의 진화율은 99%로 1%만 남긴 채 야간진화체제로 전환했다. 전날 산림당국은 하동권 주불 진화를 완료한 뒤 마지막 화선이 형성된 지리산 권역 방어선 구축을 강화하고, 인력·장비를 집중 배치해 진화작업을 이어갔다.

이날 일출과 동시에 헬기 55대와 인력 1598명, 차량 224대를 투입했지만 큰 불길을 잡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식생과 지형 등 환경적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진이 지리산권역에 대한 조사 결과, 산불 현장의 하층부에는 조릿대, 진달래 등이, 중·상층부에는 굴참나무와 소나무 등이 고밀도로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헬기가 공중에서 투하한 진화용수가 지표면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또 낙엽층 깊이는 최대 100㎝이고, 그 무게는 ㏊당 300~400t에 달했다. 산불은 낙엽층을 연료 삼아 확산하는 ‘지중화’ 양상을 보였다. 낙엽층 내부로 불씨가 침투하면서 재발화가 일어난 것이다.

또 경사도가 40도에 달할 정도로 급하고 진입로가 없어 공중진화대, 특수진화대, 고성능 산불 진화차 등 인력 및 장비 투입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생육 시기별로 적절한 수목 밀도 조절, 숲 가꾸기 등으로 산림 내 연료 물질 제거 및 활용이 필요하고, 진화인력 신속 접근을 위한 임도 개설 확대 및 산불 대응 고도화를 위한 전문진화대 인력 양성 및 교육 확대도 이뤄져야 하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오후에는 지리산 화재 현장에 0.1㎜ 미만의 빗방울이 흩날렸다가 그쳤다. 지리산 고지대에는 0.1㎝ 미만의 눈이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워낙 적은 양에 한때 잠시 내리다 그친 터라 산불 진화에 결정적 도움은 되지 않았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진입로가 없고, 급경사에 낙엽층이 두텁게 쌓여 있어 지상 진화인력의 접근과 진화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예화된 산불진화대와 진화헬기를 집중 투입해 일몰 전까지 주불을 진화 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배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