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소매판매는 지속적으로 저조한 흐름을 보이는 중이다. 최근 2년 중 4개월을 뺀 20개월간 모두 감소했고, 올해 들어서는 2월(0.8%) 반짝 증가했을 뿐 1월과 3∼5월 모두 뒷걸음질 쳤다.
엔데믹 이후 민간소비를 지탱해 온 서비스업도 최근 동력이 예전만 못하다. 서비스 소비로 해석되는 서비스업 생산은 올해 1∼5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증가세는 유지했지만 증가율은 2020년(-2.2%)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대표적 생활 업종인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에서 부진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지난해 5~12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매달 감소했고 올해도 1월(0.2%)을 제외하고 2~5월 모두 줄었다. 도소매업도 지난해 4월 이후 단 2개월만 뺀 나머지 12개월간 ‘마이너스’(-)가 나타났다.
내수의 또 다른 한 축인 설비투자도 지난해 5~12월 내리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2월부터 넉 달째 감소세다. 지난 3월 10.2% 감소한 건설기성은 4월 3.1% 반등했지만 지난달 다시 4.6% 감소 전환했다.
|
이처럼 누적된 내수 부진이 다음 달 발표될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2분기 실질 GDP는 올해 1분기 깜작 성장(1.3%·잠정치)으로 인해 그에 상응하는 기계적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올해도 빠듯한 나라 곳간 사정을 고려하면 하반기 경제 성장에 있어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점이다. 정부는 올해 재정 집행계획(629조 9000억원) 중 역대 최대 수준인 61.6% 규모(388조원)를 상반기 투입하기로 하는 등 이미 경기 부양 재원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여기에 법인세수 감소 쇼크로 인해 국세수입 예산 대비 세수 진도율(41.1%)이 낮아지면서 5월 기준으로 세수결손 조기 경보가 발령됐다.
기획재정부는 내수는 수출보다 회복 속도가 더뎌 부문별로 온도 차가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최근 물가 둔화 흐름과 함께 여행 성수기 시즌에 진입하고 하반기 주요 기업의 장비 도입이 본격화하면 내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상공인 등 내수 취약부문을 집중 지원하면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기 회복에 최우선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