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중지란’ 수습 나선 의협…“尹-전공의 만남 의미 있다”

이지현 기자I 2024.04.07 20:11:51

초지일관 ‘증원 규모 재논의’ 요구 내부 합의
총선 후 의협·전의교협·대전협 등 합동 회견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고 평가한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만남에 대해 이같은 평가를 내렸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7일 브리핑을 통해 “의협 비대위는 전공의들과 학생들의 입장을 지지하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고 말했다.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제7차 회의 참석자들이 비공개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의-정 갈등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만남에 나섰지만, 의료계 내부는 자중지란 (自中之亂) 상황으로 치달았다. 전공의들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 독단적인 행동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불신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이에 의협 비대위는 분열이 아닌 내부 결속을 위해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의협 비대위 회의엔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 전공의 대표인 박 위원장,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이 직접 참석했고, 차기 의협 회장으로 선출된 임현택 당선인은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이 지난 4일 윤 대통령의 만남에서 나눈 이야기 등을 공개했다. 전공의들이 그동안 주장했던 7가지 요구에 관해 설명했다고 알려졌다. 만남 후 박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만남에서 소득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이에 대해 김성근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만남 이후 대통령실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만남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 박 위원장 입장에선 그렇게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만남이었다고 해석하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의료계의 요구가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김성근 홍보위원장은 “정부는 의료계의 통일된 안을 보내달라고 하는데, (우린) 초지일관 ‘증원 규모 재논의’를 요청하고 있다”며 “2000명 증원과 관련해 교육부의 프로세스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는 오는 10일 총선 이후에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와 합동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의협 비대위가 중심에 있고 다른 의사·의료계 단체들이 함께 움직인다는 점을 알리겠다는 취지다.

김 위원장은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면서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더) 길어지게 되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가 없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가 조금만 양보하면 금방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를 거의 두 달 가까이 끌고 있다”며 “이 책임은 분명히 정부에게 있다. 한정된 인력으로 끌 수 있는 시간도 거의 바닥나고 있다. 정부가 바뀐 모습을 보여야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계 집단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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