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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는 17일(현지시간) CNN 방송 인터뷰에서 슈머 원내대표가 자신을 중동 평화의 장애물로 묘사한 연설에 대해 “완전히 부적절했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매 민주주의 국가에 가서 그곳의 선출된 지도부를 교체하려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스라엘에서 선거가 치러지든 안 되든 그것은 이스라엘 정부가 알아서 하는 일”이라고 슈머 원내대표의 내정간섭 수준의 발언을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선거를 치르는 결정은 궁극적으로 이스라엘 국민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전쟁에서 이기면 (선거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우리가 지금 선거를 치른다면, 전쟁에서 승리하기 전에 우리는 적어도 6개월 동안 국가적 마비상태에 빠질 것이고, 이는 우리가 전쟁에서 패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유대계 미국인으로 여당인 민주당의 친이스라엘 성향 중진인 슈머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상원 회의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능한 한 빨리 총선을 실시할 것을 촉구하며 압박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매우 많은 이스라엘인이 정부의 비전과 방향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며 “이 중대한 시점에 나는 새로운 선거가 이스라엘의 건전하고 개방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타냐후 정부는 민간인 사상자를 막으려는 국제사회의 요구에도 하마스를 파괴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약 150만명의 피란민이 몰려 있는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지역을 공격하겠다는 계획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슈머 원내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의 이익보다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우선시하며 길을 잃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극우 극단주의자들과 연합을 이룬 이스라엘 현 정부가 전쟁 수행 과정에서 가자지구 민간인의 과도한 희생을 유발함으로써 세계에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의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은 외톨이가 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좋은 연설”이라고 평가하면서 미국의 거듭된 요구에도 민간인 피해를 줄이려고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인내가 바닥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각에선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친이스라엘 정책 기조에 대한 지지층의 표심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