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제미글로군’, 국산 신약 ‘독보적 매출 1위’ 비결은

왕해나 기자I 2021.08.22 16:30:00

7월까지 매출 687억원…3년 연속 1천억 유력
제미메트 지난해 상반기보다 8.4% 올라 411억원
보령제약 카나브, 이노엔 케이캡이 뒤쫓는 중
우수한 효능, 후속 제품, 마케팅으로 선두 유지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LG화학(051910)의 당뇨 신약 제미글로 제품군이 올해도 무난하게 1000억원을 돌파하며 국산 신약 매출액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3년 연속 매출 1000억원 돌파다. 보령제약 카나브 패밀리와 HK이노엔의 케이켑이 뒤를 쫓고 있다. LG화학은 우수한 효능, 꾸준한 후속 제품 개발, 다양한 마케팅으로 선두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의 당뇨 신약 제미글로.(사진=LG화학)
◇제미글로 제품군, 상반기 원외처방액 1위

22일 의약품 통계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높은 원외 처방 실적을 기록한 것은 LG화학의 제미글로 제품군이다. 제미글로, 제미메트, 제미로우로 구성된 제미글로 제품군은 올해 상반기 587억원 처방돼 전년 동기 처방액 560억원 대비 4.8% 증가했다. 7월에도 100억원의 처방 실적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102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7월까지 누적 매출 687억원, 지난해는 누적 662억원이다.

이런 추세라면 제미글로 제품군은 3년 연속 매출 1000억원을 수월하게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미글로는 LG화학이 2003년 제품개발에 돌입해 2012년 말 출시한 ‘국산 신약 19호’다. 출시 첫해 매출 56억원을 기록했고 2016년 500억원을 넘겼다. 2019년 1008억원을 돌파하며 국산 신약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지난해는 11개월만에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연간 매출은 1163억원이었다. 올해는 매출 증가 속도가 더욱 빠른 만큼 1000억원 달성 기간도 다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1위 LG화학의 제미글로를 쫓는 국산 신약은 보령제약의 고혈압치료제 카나브 패밀리와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케이캡이다. 국산 신약 14호인 카나브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564억원의 처방 실적을 내며 전체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6.1% 매출이 증가하며 올해도 10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30호 신약인 HK이노엔의 케이캡은 상반기 처방액 45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보다 47.8%나 오른 성적을 냈다. 올해 1000억원 달성이 유력하다.

[표=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우수한 효능, 복합제 개발, 다양한 마케팅 ‘강점’

LG화학은 제미글로의 우수한 효능을 앞세워 선두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제미글로는 우수한 혈당강하 효능 및 안전성, 혈당 변동폭 최소화를 통한 저혈당 위험 감소 등 우수한 효과가 입증됐다”면서 “신장 기능 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단일 용량 처방이 가능해 편리성이 높은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미글로 제품군은 국내 당뇨제 치료제 중에서도 처방액 1위를 기록하며 효능을 인정받았다. 제미글로와 메트포르민 복합제인 제미메트가 특히 선전했다. 제미메트는 올해 상반기 411억원 처방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380억원)보다 처방액이 8.4% 올랐다. 제미메트는 DPP-4 억제제(혈당을 낮춰주는 GLP-1을 분해하는 효소인 DPP-4를 억제해 당뇨병을 치료하는 약물) 계열 당뇨약 신약에서 지속적으로 선두를 지킨 MSD의 자누메트도 뛰어넘었다. 자누메트는 올해 상반기 처방액 366억원을 기록했다.

꾸준히 후속 개발을 하며 브랜드 가치를 확대를 꾀하는 전략도 유효했다. LG화학은 첫 제품 출시 이후에도 800억원 이상을 투자해 경쟁 제품과의 비교시험을 지속하고 복합제 개발을 진행했다. 이 결과 제미글로, 제미메트에 이상지질혈증 치료 성분을 더한 제미로우까지 제품군을 형성했다. 향후 제품군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제미글로와 최신 당뇨 치료제인 SGLT-2 억제제(신장에서 포도당이 재흡수되는 것을 억제해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시켜 혈당 상승을 막는 제제)를 합쳐 병용 허가를 받기 위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에도 적극적인 영업·마케팅을 지속할 계획이다. 그동안 LG화학은 의료현장의 요구를 파악해 선제적인 대응을 해왔다. 병용 처방이 많은 병의원의 처방 형태에 착안해 복합제를 내놨다. 제미메트SR은 작은 제형의 4가지 용량으로 출시하며 환자 복약 편의성을 높이고 처방의 옵션도 늘렸다. 특히 이미 MSD 자누비아를 통해 당뇨병 시장의 영업망과 특성을 꿰뚫고 있는 대웅제약과의 공동판매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웅제약과는 2030년까지 공동 프로모션 기간을 연장하며 마케팅 및 영업에 시너지를 낼 예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신약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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