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소재 외고서 남학생이 같은 반 여학생 '몰카'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은총 기자] 서울의 한 외국어고등학교에서 남학생이 같은 반 여학생을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했다가 경찰에 신고를 당한 사건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서울 광진경찰서와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4일 서울 광진구 소재의 A외고 3학년 여학생 B양은 같은 반 남학생 C군이 자신을 몰래 촬영했다며 학교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C군은 B양 사진을 삭제했고 출동한 경찰은 C군의 휴대전화에서 B양이 아닌 다른 여성의 몰카 사진을 확인했다.

경찰은 C군으로부터 B양을 불법 촬영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B양에게 C군을 정식으로 신고할 것인지 물었다. B양은 부모와 상의하겠다며 신고를 미뤘고 경찰은 담당자(여경)의 연락처만을 남긴 채 현장에서 철수했다.

A외고는 신고 다음 날인 10월 5일부터 나흘간 C군을 출석정지 시키고 이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어 C군에게 사회봉사 20시간과 특별교육 이수 징계를 내렸다.

다만 C군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있어 출석정지 기간에는 2학년 교무실에 마련된 자습 공간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했고 사회봉사 시점 역시 수능 이후로 정했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현장에서 연락처만 남기고 철수한 것과 학교가 출석정지 기간에도 C군을 계속 등교시킨 것을 두고 미온적인 대처였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경찰은 당시 B양에게 분명히 의사를 물었고 B양 부모도 C군과 C군의 부모가 정식으로 사과하면 받아들이겠다고 해서 양측 합의로 마무리된 사건이라는 입장이다. 학교 역시 매뉴얼대로 처리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C군의 휴대전화에서 B양 외에 다른 여성의 몰카 사진이 나왔음에도 경찰과 학교 모두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