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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인생 한 방’을 꿈꾸는 성장스토리… 탑툰 ‘신들린 방망이’

김정유 기자I 2017.07.02 15:11:14

총 44회로 인기리 완결된 탑툰 스포츠 웹툰
''신들린 방망이''로 무조건 홈런… 상상이 현실로
야구이야기라기보다 청춘의 성장스토리 ''눈길''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국내 유료 웹툰시장이 최근 1~2년새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기존의 포털 웹툰과는 다른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탑툰에서 연재한 ‘신들린 방망이’. 주인공 유진하의 성장 스토리를 담았다. 이 웹툰은 독특하게도 매회 표지에 전설적인 야구선수들의 그림을 담았다. (사진=탑코)
◇탑툰- 방망이 하나로 돌아보는 우리의 인생 ‘신들린 방망이’

야구는 우리의 인생과 닮았다. 1루부터 홈까지 한바퀴를 돌며 점수를 내는 과정이 우리네 인생과 비슷하다. 홈까지 가는 도중 병살이나 플라이 아웃이 나올 수도 있고 어쩔 수 없이 팀의 승리를 위해 희생번트나 희생플라이를 해야할 때도 있다. 수많은 좌절과 희생, 그리고 고난을 이겨내는 과정까지. 야구가 굴곡의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는 우리네 인생과 너무나 닮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일까.

탑툰에서 연재한 스포츠 웹툰 ‘신들린 방망이’는 이 같은 야구의 속성을 한 소년의 성장으로 함께 그려낸다. 어쩌다가 얻은 ‘신들린 방망이’로 언제나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남자. 외적으로는 이런 판타지적 요소가 웹툰의 전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이지만 내면을 보면 언제나 도전보다 회피를 먼저 선택하고 도망치는 인생을 살고 있는 우리 젊은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대단한 것은 너무 진지하지 않게 이런 이야기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풀어나간다는 점이다.

신들린 방망이의 주인공은 ‘레이전스’팀의 야구선수 유진하다. 유진하는 치기만 하면 홈런을 뽑아내는 같은 팀 슈퍼스타 마영신에 밀려 만년 벤치신세다. 그의 꿈은 한번이라도 타석에 서보는 것. 마영신만 없으면 자신의 실력을 만천하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똘똘 뭉쳐있는 사나이다.

주인공 유진하가 동경의 대상이자 질투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4번타자 마영신. (사진=탑코)
웹툰의 스토리는 주인공 유진하가 우연찮은 계기로 저승세계에 잘못 다녀가면서 ‘보너스’로 얻게 되는 신들린 방망이로부터 시작된다. 마영신의 사고로 유진하는 타석에 대신 서게 되고 처음으로 프로야구 무대에 데뷔하게 된다. 반신반의하면서 신들린 방망이를 휘두른 유진하. 이후 그의 꿈은 진짜 현실이 됐다. 매 경기 홈련을 연이어 뽑아내면서 유진하는 얼떨결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슈퍼스타로 등극한다.

이 웹툰에서는 독특하게 ‘신’과 ‘신녀’ 등의 설정으로 이승과 저승세계를 재미있게 표현했다. 신들린 방망이를 얻은 유진하에게도 신녀가 함께 하면서 언젠가부터 신녀는 유진하의 멘토가 된다. 어쩔 때는 친구 또는 연인의 감정까지 왔다갔다 한다. 유진하는 야구 실력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신녀와의 감정에서 배우게 된다. 그리고 진심으로 야구를 좋아했던 과거를 잊고 언젠가부터 단순히 홈런만 때려내려는 자신의 모습을 자각, 야구와 자신의 인생 그리고 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신들린 방망이는 일반적인 야구만화라기보다는 유진하가 야구를 통해 성장하는 잔잔한 드라마로 표현된다. 항상 남에 의해 자신이 초라해보였지만 뜻하지 않은 ‘치트키’를 얻어 주인공이 된 유진하. 하지만 ‘이것이 자신의 실력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부터 자신을 찾아가는 유진하의 일대기가 포인트다. 이 과정을 매우 유쾌하게 그려냈다는 것이 이 웹툰의 핵심이다. 진지한 내용을 별것 아닌 듯이 ‘툭’ 내던지는, 그런 연출이 눈길을 끈다. 작화 역시 부드럽고 깔끔해 독자들로 하여금 무리없게 술술 읽게끔 해준다.

신들린 방망이는 완결 작품으로 총 44화까지 연재됐다. 매회 타이틀에 현실에 존재하는 ‘레전드’ 야구선수들을 주인공으로 그려 눈길을 끈다.

작가는 저승시계를 매우 유쾌하게 표현했다. 천국행은 놀랍게도 ‘황금공’을 뽑기만 하면 된다. (사진=탑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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