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9월21일 06시0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셀트리온(068270) 대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일본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을 제치고 처방 1위에 올라섰다.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을 넓혀 온 램시마지만 일본에선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약 11년이 걸렸다. 가격이 싼 바이오시밀러라는 장점만으로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일본 특유의 환경에서 현지 파트너와 직판 조직을 앞세워 꾸준히 의료진의 신뢰를 쌓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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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와 현지 데이터를 토대로 셀트리온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램시마는 지난 7월 일본 인플릭시맙 시장에서 48%의 처방 점유율을 기록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포함해 총 4개 인플릭시맙 제품이 경쟁하고 있는 일본 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셀트리온은 일본 출시 약 11년 만에 램시마가 선두에 오른 배경으로 현지 시장 특성에 맞춘 판매 전략을 꼽았다.
바이오시밀러 약가 싸도 체감 못하는 日 IBD 시장
일반적으로 바이오시밀러의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는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낮은 가격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질환에 따라 이러한 가격 경쟁력이 실제 처방으로 직결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궤양성대장염(UC), 크론병(CD) 등 염증성장질환(IBD)이다. 일본에는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고액요양비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며,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은 일본 정부의 ‘지정난병’에 각각 포함돼 있다.
고액요양비제도란 환자가 한 달 동안 부담한 의료비가 연령, 소득 등에 따라 정해진 상한액을 넘으면 초과분을 공적 의료보험에서 지원하는 제도다. 이 때문에 고가 바이오의약품을 사용하는 일부 환자의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로 전환해도 체감되는 본인부담금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다.
지정난병은 특정 질환에 대해 환자가 일반적인 자부담금 비율과 소득 수준에 따른 월별 상한액 중 더 낮은 금액을 적용받도록 해 의료비 부담을 경감시키는 제도다. 결국 약가가 낮아져도 그 차이가 환자의 실제 부담 감소로 온전히 이어지지 않을 수 있어 바이오시밀러로 전환할 경제적 유인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셈이다.
일본 바이오시밀러협의회가 2020년 진행한 전문가 좌담회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와타나베 겐지 당시 효고의과대학 염증성장질환센터 내과 진료부장은 “IBD는 의료비 지원 제도로 본인부담 상한액이 매우 낮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로 전환해도 환자의 본인부담금이 감소하는 사례가 적다”고 언급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역시 과거 인플릭시맙 등 일부 성분에서 공적 의료비 지원제도가 바이오시밀러 전환 유인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일본 IBD 시장은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약보다 싸다는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승부하기 어려운 환경인 셈이다.
가격 대신 '발로 뛴 영업'…램시마 1위 이끈 11년 장기전
이런 상황에서 셀트리온이 택한 것은 장기전이었다. 일본 토종 제약사와 손잡은 것은 물론, 직접 판매 체제도 가동하며 시장 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며 램시마의 처방 확대를 이끌어냈다.
셀트리온은 현지 제약 시장 특성한 일본형 판매 전략에 공들여왔다. 셀트리온은 일본 시장에선 토종 기업들의 영향력이 크다고 판단해 니폰카야쿠(Nippon Kayaku)를 파트너사로 선정해 램시마의 초기 시장 안착과 처방 확대에 나섰다. 일본 시장에 대한 이해와 영업 노하우를 축적하고 현지 전문인력을 확충한 뒤 2017년 말 셀트리온 일본 법인도 램시마 판매에 본격 돌입했다.
현지 파트너와 자체 영업망을 함께 활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활용한 것이다. 대형병원부터 중소형 의료기관까지 공급 채널이 세분화된 일본에서 셀트리온 일본법인과 파트너사가 각각 강점을 가진 채널에 집중하면서 영업 사각지대를 줄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 셀트리온 일본법인에는 세일즈 전담 인력을 포함해 8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는 셀트리온 해외법인 전체 인력의 약 8%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본 시장에서 장기간 직접 접점을 늘리는 데 상당한 인력을 투입해온 셈이다.
이준혁 셀트리온 일본법인 팀장은 “일본 제약 시장은 의료기관별 특성과 의사결정 구조를 고려한 지속적인 현장 영업이 중요하다”며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 의료진과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장기간 신뢰를 구축하는 한편, 현지 시장 환경에 최적화된 영업·마케팅 전략을 꾸준하게 추진한 것이 램시마의 성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성과는 글로벌 제약사가 일본 내 의약품의 직판을 그만두고 현지 업체에 넘기는 사례와 대비된다는 평도 나온다.
사노피는 지난 4월부터 일본 다이호약품에 '제브타나' 일본 판매·마케팅 업무를 넘겼다. 제브타나는 2014년 일본 출시 이후 사노피가 직판해왔던 전립선암 치료제다. 업계 관계자는 "이는 글로벌 빅파마조차 일본 직판을 포기할 만큼 현지 영업 활동이 까다롭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석했다.
日 바이오시밀러 정책도 순풍…'램시마SC'까지 출격 대기
최근 일본 정부 정책도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029년도 말까지 바이오시밀러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성분을 전체의 6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사용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를 발판으로 일본 자가면역질환 시장에서 포트폴리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램시마 외에도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 토실리주맙 바이오시밀러 ‘앱토즈마’, 우스테키누맙 바이오시밀러 ‘스테키마’를 판매하고 있다. 내년에는 피하주사(SC) 제형인 ‘램시마SC’의 일본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11년 만에 확보한 램시마의 선두 자리가 단일 제품의 성과에 그치지 않고 후속 제품의 시장 안착을 앞당기는 교두보가 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 팀장은 “셀트리온은 램시마 외에도 유플라이마, 앱토즈마 등 경쟁력 있는 치료제를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는 만큼, 보다 많은 일본 환자들에게 치료 혜택이 전달될 수 있도록 제품별 사업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