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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상 이 작품]솔로 댄스의 지평 확장하는 작은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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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백 기자I 2025.07.08 06:00:00

-심사위원 리뷰
코리아 댄스 어브로드 ‘모노탄츠 서울’
한국서 재해석 '부다페스트 축제'
올해 국내외 안무가 실험적 무대

[김명현 무용평론가] ‘모노탄츠 서울’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솔로 퍼포먼스 축제 ‘모노탄츠 페스티벌’(Monotanc Fesztival)의 철학을 바탕으로 2019년 서울에서 론칭한 페스티벌이다. ‘모노탄츠’는 연극의 모노드라마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예술가 개인의 독백을 춤으로 재해석한 솔로 퍼포먼스 플랫폼이다. 박신애 코리아 댄스 어브로드 대표가 2018년 해외투어 중 헝가리에서 이 축제를 참관하며 솔로 퍼포먼스의 폭넓은 확장성을 발견하고 만들었다. 솔로 댄스이기에 국제교류와 해외 유통에 유리할 것이란 전략적 판단하에 이뤄진 것이다.

‘2025 모노탄츠 서울’ 금배섭 안무가의 공연 장면.(사진=코리아댄스어브로드)
헝가리에서는 짝수 해에, 서울에서는 홀수 해에 축제가 열린다. 매번 양국의 주최자들이 참석해 차기 축제의 초청작을 선정한다. 2019년 제1회 모노탄츠 서울에서 초연한 이스라엘 키부츠 무용단 김수정 안무가의 ‘케렌시아’(Qurencia)는 한국춤비평가협회 춤연기상을 받았고, 제9회 모노탄츠 페스티벌에서 관객 1등상을 수상했다. 이후 ‘케렌시아’는 김수정의 대표작이 돼 서울세계무용축제를 비롯해 유럽의 축제들에 초청됐다.

‘2025 모노탄츠 서울’ 금배섭 안무가의 공연 장면.(사진=코리아댄스어브로드)
2021년 김선영의 ‘보따리’와 2023년 정보경의 ‘각시’는 한국 전통문화의 현대적 감성을 듬뿍 드러낸 작품으로, 헝가리에 초청된 후 프랑스와 핀란드 등지로 진출했다. 2023년 김원 안무가의 ‘썸띵 언페이디드’(Something Unfaded)도 헝가리에 초청돼 다시 관객 1등상을 수상했고, 유럽의 축제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달 20~22일 열린 ‘2025 모노탄츠 서울’에는 금배섭, 하지혜, 유선후, 서정빈, 정정운, 레카 제브나르(헝가리), 아야노 요코야마(일본)가 출연했다. 소외된 개인에 대한 연작을 선보인 금배섭, ‘무당벌레의 꿈’으로 고단한 도시 청년의 삶을 그려낸 하지혜, 한국 춤을 기반으로 도발적 연출에 능한 유선후, 한국 춤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유럽의 감성을 가진 서정빈, 이스라엘 키부츠 무용단에서 활동하다 귀국해 자신만의 언어를 개척해가는 정정운 그리고 솔로 무용극이라는 도전적 과제를 잘 수행한 레카 게브나르와 절제되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진 아야노 요코야마가 한국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신선한 무대를 꾸몄다.

‘2025 모노탄츠 서울’ 하지혜 안무가의 공연 장면.(사진=코리아댄스어브로드)
올해 처음 시도된 ‘모노 쉬프팅’(Mono Shifting)은 하나의 안무 콘셉트를 3명의 예술가가 각기 다르게 해석해 선보이는 퍼포먼스 프로그램이다. 서로 다른 작품이지만 연결된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는 효과를 내 관객들에게 높이 평가받았다.

‘2025 모노탄츠 서울’ 하지혜 안무가의 공연 장면.(사진=코리아댄스어브로드)
‘모노탄츠 서울’의 실험적 시도와 발전은 오히려 원조 모노탄츠 헝가리가 국제화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의 변방에서 유럽의 중심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무용가 개인의 독백을 무대화하는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지만, 각자의 생각과 스타일에 기획의도가 더해져 개성 넘치는 실험적 무대가 매번 탄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 진출하려는 야망을 품은 작지만 큰 축제, 솔로 댄스의 지평을 여는 ‘모노탄츠 서울’은 그린 라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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