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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로 칸나 하원의원은 3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다른 민주당 의원들과 존슨 의장을 도울 것이냐는 질문에 “두 가지 조건 하에서 그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처리와 볼티모어 대교 복구 예산 처리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존슨 의장은 이달 중순 부활절 휴회가 끝나면 601억달러(약 80조원) 규모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등을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은 그간 공화당 강경파에 발목 잡혀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은 여기에 더해 볼티모어 대교 복구를 위한 6억달러(약 8100억원) 예산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존슨 의장이 이들 예산을 처리한다면 공화당 강경파와의 갈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공화당 온건파인 돈 베이컨 하원의원은 NBC 방송에서 “우크라이나 예산이 처리된다면 공화당은 의장과 더욱 냉담해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그가 해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강경파는 지난달 존슨 의장이 민주당과 2024 회계연도 예산을 합의 처리한 데 반발해 해임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바이든 행정부와 부채한도 상향에 합의한 걸 문제 삼아 케빈 매카시 당시 하원의장을 해임했다. 미국 역사상 첫 하원의장 해임이었다.
현재 미 하원에선 공화당이 218석으로 민주당(213석)에 앞서 있다. 하지만 이달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갤러거 의원이 사퇴할 예정이어서 217석 대 213석으로 의석 구도가 바뀐다. 공화당에서 반란표가 2표만 나와도 우위가 무너진다는 뜻이다. 매카시 전 의장 해임 때는 민주당이 해임안에 찬성표를 던져서 해임안이 가결됐지만 공화당 온건파와 민주당이 힘을 합치면 존슨 의장 해임을 저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