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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CEO는 자사가 주최한 산업 콘퍼런스에서 IB 부문과 관련해 “우리는 분명히 더 많은 새싹을 보고 있다. 나는 이와 관련해 CEO들과 더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며 “그동안 꽤 도움이 됐던 내 직감으로는 (IB 부문이) 이미 바닥을 쳤고, 분위기가 조금 더 나아진 것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도 이날 CNBC에 출연해 “미국 경제가 놀라울 정도로 탄력적”이라며 자본시장 활동과 관련해 “새싹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결국 자본이 필요하다. 자본시장 활동을 뒤로 미룰 수 있지만 무기한 연기할 수는 없다”며 “2024년에 접어들면 자본시장 활동이 회복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서 기업공개(IPO) 및 인수·합병(M&A) 등 자금조달 시장 전반이 악화했다.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EY)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IPO 조달액은 215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61% 급감했다. IPO 건수도 299건으로 1년 전보다 8% 줄었다. 또한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M&A 거래 규모는 5751억달러로 지난해 1분기(1조 1000억달러) 대비 48% 쪼그라들었다. 이는 2012년 이후 10년래 최저액이다.
이에 월가 대형 은행들은 IB 사업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모건스탠리는 올 1분기 IB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37% 급감했다. 같은 기간 골드만삭스도 순이익이 18% 감소했으며, 특히 기업금융 부분 순이익이 26% 줄었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미 은행권에선 대규모 인력 감축이 이어졌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12월 1600명을 해고한 데 이어 올해 2분기 중으로 3000명을 추가 감원할 계획이다. 이는 전 세계 직원(8만 2000명)의 약 5%에 해당하는 규모다. 골드만삭스도 지난 1월 전체 인력의 약 6.5%인 3200명을 해고했으며, 지난달 250명의 추가 감원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두 은행 모두 추가 해고 인원에 IB 인력이 상당수 포함됐다.
다만 고먼 CEO는 IB 시장이 회복되더라도 인력은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진행중인 감원과 관련해 “확실히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그(이전) 세계로 돌아갈 것 같지는 않다. (현재 직원 수는) 우리가 원하는 곳”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