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연주 인턴기자]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백신이 노화를 촉진한다’는 내용의 글이 다수 유포돼 시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을 하는 이들은 외국 방송 화면, 외국 연구 결과 등을 근거자료로 삼았다. 과연 이들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해 봤다.
◆ 온라인에 떠도는 방송 화면, 가짜뉴스 사이트
이들이 백신이 노화를 촉진한다고 주장하는데 있어 주요한 근거로 삼는게 해외 보도다. 인터넷커뮤니티에는 코로나 백신 접종자가 조숙증 아이를 낳았다는 내용의 보도 영상이 떠돈다. 이 게시물의 출처는 브라이티온(Brighteon)이라고 나와 있다.
그러나 브라이티온은 외국에서 ‘가짜뉴스 사이트’로 알려진 곳이다. 스스로를 ‘유튜브의 대안’이라고 주장하며, 유튜브에서 삭제당한 가짜뉴스 동영상들을 아무런 검증없이 게재한다.
이 사이트는 ‘트럼프가 여전히 미국 대통령이며 바이든은 홀로그램일 뿐이다’라는 내용 등 황당한 주도 게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이티온의 창립자가 만든 자매 사이트라고 할 수 있는 ‘내추럴 뉴스(Natural News)’는 허위 정보 유포로 인해 페이스북으로부터 계정 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 미 CDC " mRNA 백신은 DNA 못 바꿔"
또 다른 온라인 글은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텔로머라제를 파괴하여 노화를 촉진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로는 그럴 가능성이 낮지만, 부작용에 대한 장기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텔로미어’라고 부르는 DNA의 끝단은 세포가 한 번 분열할 때마다 그 길이가 짧아진다. 짧아진 길이가 한계점에 이르면 세포는 분열을 멈추는데, 이처럼 세포가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노화가 진행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는 공식적으로 mRNA 백신은 DNA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CDC의 설명에 따르면 mRNA 백신이 전달하는 유전 물질은 DNA가 보관되는 세포의 핵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DNA 조각인 텔로미어의 길이에 백신이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다만 작년 1월, 코로나 19에 감염되면 폐 세포의 텔로미어가 대폭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적은 있다. 하지만 해당 연구에서도 백신이 텔로미어 길이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직 장기적인 부작용에 대해서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도 “백신을 맞고 약 1년밖에 안된 상황인데, 텔로미어 길이가 이렇게 짧은 시기 안에 짧아진다는 것 자체가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판단을 내리기 힘들지만, 다른 부작용들이나 염증에 대해서 명확하게 검증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