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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현지시간 이날 오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가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의 확대정상회담 및 비공개 단독정상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이는 원전, 방산, 인프라 중심의 양국 협력관계를 전면적이고 포괄적인 분야로까지 대폭 확대한 것이다.
양국 정상의 모두 발언에서부터 훈훈함이 묻어나왔다. 또 단독·확대정상회담 시간은 각각 15분씩 총 30분이 예정돼 있었지만 회담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양국 정상의 대화 시간도 길어졌다. 단독회담은 예정시간보다 3배 가량 많은 43분, 확대회담도 예정보다 7분 가량 늘어난 22분 동안 이어졌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확대정상회담에서 “대통령님의 금번 방문을 통해서 한국·UAE가 기존에 발전시켜온 이 모든 관계가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양국간 관계는 매우 강력하고 특별하다. 제2의 국가라고 생각하시고 편안히 계시다 가시길 바란다. 이번 방문의 모든 일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취임 이후 중동 국가로는 처음으로 UAE를 방문하게 돼 대단히 기쁘다”며 “작년 6월 왕세제님 전화를 받고 난 이후에 UAE 방문을 정말 학수고대해왔다. 새로 건설된 아름다운 대통령궁에서 저를 만나주신 배려에 감사드린다. 아주 영광스럽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UAE를 중동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서 국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이번에 합의한 ‘특별 전략적 동반자단계’는 지난 2009년 양국 정상이 수립한 ‘전략적 동반자 단계’보다 한 단계 높은 것이다. 중동 국가 중에서는 알제리와 UAE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였다.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가 외교국방 분야에서 고위급 채널 신설에 합의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나라가 외교·국방 협의체를 운영 중인 나라는 미국, 호주, 인도가 있다. 양국 정상은 보다 격상된 양국관계를 뒷받침하기 위해 고위급 채널 신설 이외에도 △외교장관간 전략대화 활성화 △경제공동위의 연례 개최 등을 통해 양국간 현안을 보다 정례적으로 심층 논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한·UAE 전략대화 는 2012년 3월 서울에서 1차 회의를, 2016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제2차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한·UAE 경제공동위는 2007년 6월 서울에서 열린 1차 회의를 시작으로 서울과 아부다비를 오가며 5차례 열렸다. 6차 회의는 오는 3월말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는 이날 회담에서 양국 협력관계를 보다 다변화하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이는 UAE가 탈석유 전략을 적극 추진 중이라는 점을 고려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신기술 및 미래성장 산업 분야로 실질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기존 에너지·인프라는 물론 국방·방산·보건의료 분야에서 모범적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양국 협력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양측은 특히 과학기술, 우주, 특허, 중소기업, 농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동반성장과 쌍방향 발전을 위해 경제협력을 획기적으로 증진하기로 했다.
이밖에 한·UAE간 최대 현안으로 지난 연말 양국 갈등설의 불씨였던 군사협정 개정 여부도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와의 단독회담에는 그동안 군사협정 이슈를 물밑에서 조율하면서 정상회담 전날인 24일 사전접촉을 가졌던 임종석 비서실장과 칼둔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배석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이날 회담에서 최근 한국기업의 UAE 에너지 관련 시설 수주에 대해 사의를 표하며 앞으로도 우리 기업들이 UAE의 에너지·인프라 건설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모하메드 왕세제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 참석 하에 △과학·ICT △중소기업 및 혁신 △재생에너지·에너지신산업 △산업·에너지 협력채널 구축 △특허행정 협력 등 등 총 5건의 MOU가 체결됐다.